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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한번만 기회를

윤슬이 그제야 깨달음을 얻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가 있는 말이네요.” “이제 곧 제안에 응할 것 같은데?” 부시혁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윤슬도 그들의 대화를 듣기 위해 숨을 죽였다. 역시나 부시혁 말대로 고도식은 결국 2억을 주는 것으로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이대섭 부부가 삼성그룹 앞에서 시위를 벌인다면 2억보다 더 심한 손해를 입을 테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계획대로라는 듯 잔뜩 흥분한 이대섭 부부를 혐오 어린 시선으로 노려보던 고도식이 정장 마의 주머니에서 1억짜리 수표 두 장을 꺼내 던졌다. “자, 2억이야. 이 돈 받고 썩 꺼져. 영원히 우리 딸 앞에 나타나지 마. 또 소란을 일으킨다면... 그땐 정말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버릴 거니까.” “걱정하지 마. 다시 나타나는 일 없을 테니까.” 수표를 보물이라도 되 듯 받들고 있던 이대섭 부부과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가난하긴 해도 바보는 아니었다. 이렇게 호구 잡히는 것도 한 번뿐. 다시 적반하장으로 나온다면 정말 가만히 안 있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고도식이 생각보다 쉽게 승낙하니 5억 정도는 부를 걸 하고 후회가 밀려왔다. “돈 받았으면 당장 꺼져!” 고도식의 차가운 표정에 두 사람이 허리를 굽신거렸다. “네, 네. 지금 바로 꺼집니다.” 두 사람이 허겁지겁 자리를 뜨고 아직도 분노로 씩씩대는 고도식 옆으로 다가간 고유정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빠, 죄송해요. 저 때문에... 2억씩이나...” “액댐했다 치지 뭐. 여보, 유정아, 두 사람은 일단 집으로 가.” 고도식이 자책하지 말라는 듯 고유정의 어깨를 토닥였다. 엘리베이터 앞, 걸음을 멈춘 채연희가 고도식을 돌아보았다. “윤슬... 정말 이대로 가만히 내버려 둘 거예요?” “어쩌겠어. 부시혁 저 자식이 저렇게나 감싸고 도는데. 객관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부시혁 상대가 안 되는 건 사실이니 참을 수밖에.” 고도식이 이를 꽉 깨물었다. “난 아직도 화가 안 풀려요. 쟤 때문에 유나도, 유정이도 경찰서까지 끌려가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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