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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경찰서입니다

“그러게...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네...” 일찍 세상을 뜬 큰 딸 생각에 흰 국화꽃 다발을 든 채연희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니 곧 오열하기 시작했다. 자식을 먼저 앞세운 부모는 떠난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고 했다. 큰 딸을 잃고 큰 딸에게 줄 사랑까지 모두 둘째 딸인 고유나에게 쏟았지만 해마다 기일이 될 때마다 다시 큰 딸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채연희였다. “그만 울어.” 고요천은 채연희를 품에 안은 채 위로했다. “오늘은 유정이 기일이기도 하지만 유나 상견례 날이기도 하잖아. 유정이도 하늘에서 보면 분명 기뻐할 거야.” 한참을 오열하던 채연희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용강호 그 씹어먹어도 시원치 않을 자식만 아니었어도... 우리... 우리 유정이가...” 말을 채 잇지 못하는 채연희의 모습에 고요찬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이제 용씨 집안에 남은 사람은 윤슬뿐이야.” 6년 전, 고요천은 큰 딸의 복수를 위해 용강호를 죽음으로 몰았고 결국 용씨 일가는 몰락하고 말았다. 윤슬이 그나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건 부 씨 집안의 며느리라는 신분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혼 뒤 윤슬이 천강의 대주주가 되었을 줄이야. “어차피 윤슬 그 계집애한테 남은 것도 부도 직전인 천강뿐이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죽은 딸의 복수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고요찬이었다. 하지만 채연희는 오히려 망설이는 모습이었다. “아니에요. 그래도 시혁이 전처잖아요. 시혁이가 알면 유나이가 난처해질 거예요.” 채연희의 말에 고요천은 콧방귀를 뀌었다. “시혁이가 왜 그 여자를 아내로 맞이했는지 잊었어? 부시혁 그 자식은 그 여자한테 아무 감정 없어. 정말 아내라고 생각했다면 그동안 천강이 몰락하는 꼴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을 리가 없지.” 한참을 씩씩대던 고요찬이 말을 이어갔다. “당신은 신경 쓰지 마.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그 왕관은 유정이가 살아있을 때 마음에 들어 했던 거니까 잘 보관해 둬. 유나가 괜히 또 다른 사람한테 넘기면 시끄러워지니까.” 고개를 끄덕인 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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