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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과거의 기억

류은미는 고유나 그 여자가 너무나도 무서웠다. 자기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자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사람을 죽이는 일은 절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고유나는 전혀 꺼림 없이 삼 년이나 사귄 남자 친구를 죽였으니, 얼마나 무서운 여자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더구나 류은미는 고유나 손에 죽을 뻔했었다. 만약 류은미의 할아버지, 류덕화가 부시혁의 스승이 아니었다면 고유나는 정말 류은미를 죽였을지도 몰랐다. 아무래도 류은미가 죽으면 류덕화는 틀림없이 부시혁을 찾아가 진실을 조사해 내라고 할 테니까. 아무튼 그런 일이 있고 난 뒤, 고유나가 두려운 류은미는 외국에서 부시혁을 짝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고유나의 상대가 아니니까.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류은미는 하늘이 자기 도와준 것 같았다. 그녀가 출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유나가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소식을 들은 류은미는 너무 기뻐서 십 분이나 넘게 박장대소했다. 그리고 클럽에 가서 축하 파티까지 열었다. 고유나가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건, 류은미가 고유나를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고 언제든지 다시 돌아가서 부시혁을 만나도 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류은미가 돌아가기도 전에 윤슬이란 여자가 나타났다. 그 여자는 사고에서 고유나를 살려준 은혜를 빌어 부시혁에게 결혼하자고 협박했다. 그리고 부시혁은 그걸 받아들였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류은미는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비행기 티켓까지 끊고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가 공항에 도착할 때, 마침 할아버지의 전화를 받았다. 할아버지 말로는 의학 천재 임이한이 고유나를 치료하기 위해서 뇌과와 정신과를 연수하러 외국에 갔다고 한다. 의학 천재 임이한의 이름은 전 세계에서도 유명했다. 나이는 아직 어리지만 임이한이 맡은 수술이라면 거의 백 퍼센트 성공했고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임이한이 출국하기 전에 고유나의 상태를 한번 검사해 봤는데, 임이한은 자기가 연수하고 돌아오면 고유나를 다시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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