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0화 윤슬의 질문

부시혁의 눈빛이 살짝 달라지더니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윤슬도 침묵했다. 회의실 안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만큼 조용해졌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화가 난 육재원이 발을 동동 굴렀다. “내 말이 맞나보네. 이 일의 장본인이 널 좋아하는 여자라는 거잖아. 그렇다면 윤슬이 욕을 먹은 것도 다 부시혁, 너 때문이라는 거야? 벌써 두 번째야. 전에는 소유, 이번에는 또 누군데? 어?” 육재원은 큰 소리로 부시혁한테 따졌다. 그러자 부시혁은 이마를 찌푸리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확실히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야. 그러니까 내가 처리할 거야.” “흥, 그게 무슨 소용인데?” 육재원은 콧방귀를 뀌며 냉소를 지었다. “너한테 마음 있는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이번에 해결해도 또 다른 여자가 나타날 거야. 설마 윤슬더러 매번 이런 억울한 일을 당하라는 거야? 이럴 줄 알았으면 윤슬이 너랑 화해하겠다고 할 때, 내가 말렸어야 했어. 넌 그냥 골칫거리야.” 이 말을 들은 부시혁의 눈동자가 갑자기 수축하더니, 살기가 담긴 눈빛으로 육재원을 쳐다보았다. “뭐? 골칫거리?” “내가 틀린 말 했어?” 육재원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부시혁과 시선을 마주쳤다. “부시혁, 가슴에 손을 얹고 대답해 봐. 윤슬이 지금까지 겪어온 위협과 위험이 다 너랑 관계있잖아. 그래, 너랑 연관 없는 사람이 하나 있네. 윤연. 윤연을 제외한 남은 사람은 다 너 때문이잖아. 고유나랑 고씨 가문, 소씨 가문과 이번의 이 여자. 이러다가 윤슬이 너 때문에 힘들어 죽을까 봐 걱정이네.” 부시혁은 반박할 수가 없어서 주먹을 꽉 쥐었다. 확실히 그랬다. 윤슬이 겪은 모든 어려움 중에서 윤연을 제외한 남은 사람은 전부 부시혁과 연관이 있었고 심지어 부시혁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확실히 내가 단풍이를 많이 힘들게 했어.’ “윤슬아.” 부시혁은 눈을 한번 감더니 윤슬을 응시하며 물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해? 내가 널 힘들게 했다고?” 비록 본인도 윤슬을 많이 힘들게 했다는 걸 알지만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