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장
전아영이 자리에 앉자 현장의 불빛도 따라서 어두워졌다. 백지연은 낮은 소리로 협박했다.
“전아영, 선 넘지 마.”
“어머? 이 정도로 선 넘는다고 생각한 거야? 난 또 네 내연녀 신분을 공개하는 것 쯤은 돼야 선을 넘는 건 줄 알았는데.”
어두운 불빛이 백지연의 얼굴에 내려앉자 백지연의 얼굴이 창백해 보여 전아영은 진심으로 즐거워했다.
“난 네가 날 거슬려하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꼴을 보는 게 그렇게 좋아. 백지연, 네가 한 짓들 이미 증거들 다 모아뒀어. 감히 한 번만 더 나랑 정희 건드리면 이걸 공개하는 수가 있어. 원하는 걸 얻었으면 굽신대고 살아. 밖에서 으스대지 말고. 다들 알 거 다 아는 사이에 내 앞에서 얌체 떨지 말라고.”
백지연은 전아영을 향해 눈을 부릅 떴지만 진짜로 다른 말은 감히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서정희는 염정훈과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떠한 접점도 없어 다른 사람이 보기엔 낯선 사람같아 보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냉담하기만 할 뿐 다른 사람이 20억을 부르든 40억을 부르든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어차피 떠들썩한 분위기는 남들 이야기였고 그들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였다.
소장품이 마지막에 다다르자 안 대표가 직접 무대에 올랐다.
“이어질 소장품은 앞뒤로 약 백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거대한 화면속에 옛 것의 정취가 묻어나는 원림 정원의 오랜 저택이 나타났다.
서정희의 본가는 서 씨 집안 선조들이 지은 것으로 나중에 다시 디자인 해 재건한 덕에 역사를 보존하면서도 새로움이 더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저택은 아주 좋은 지역대에 있었다.
바로 현재 시가지에서 가장 번화한 구역에 있어 개인적으로 사용하든 상업적으로 이용하든 다 괜찮은 선택이었다.
서정희는 그 익숙한 마당을 바라봤다. 매화 나무에는 꽃봉오리가 자라 얼마 지나지 않으면 꽃을 틔울 것이다.
그녀는 서제평이 나무 아래에 술을 잔뜩 묻어뒀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나중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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