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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서정희는 죽고 말겠다는 결심을 한 채 7층에서 뛰어내렸다. 오직 이런 방식이여야만 그녀와 염정훈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서정희는 자신이 뛰어내릴 때 염정훈이 그녀보다 더 빠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서정희는 염정훈이 아무런 망설임없이 창문에서 뛰어내리더니 왼발로 창틀을 받침대 삼아 힘껏 박차며 가속을 붙이는 것을 발견했다. 눈 깜짝할 사이, 염정훈은 이미 서정희의 곁으로 떨어졌다. 그 광경에 서정희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동공은 격렬하게 한들렸다. 미친 거 아니야?! 흩날리는 눈속에서 서정희는 염정훈의 시리다 못해 분노에 찬 두 눈과 시선이 마주쳤다. 염정훈은 온 힘을 다해 그녀를 덮쳐왔다. 마치 커다란 그물 같아 서정희는 도망가려 했지만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염정훈의 앞에서 서정희는 자신이 나방만큼 연약한 존재가 된 것 같았다. 한때 그 빛을 위해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불길에 뛰어들기도 했었다. 불에 데어 아파보니 후회가 되었고 짓밟힌 마음은 산산조각이 났지만 염정훈은 작은 조각 하나 놓아주려 하지 않은 채 여전히 짓밟고 괴롭히며 그녀를 진흙탕 속으로 밀어넣었다. 서정희의 몸이 염정훈의 품에 단단히 안겼고 두 사람은 그렇게 빠르게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진상정은 병원 입구쪽에 세워진 이벤트 풍선 기둥을 옮겨왔고 경호원들도 서둘러 움직인 탓에 다행이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이내 퍽하는 소리와 함께 서정희의 몸을 안은 염정훈의 몸이 그대로 풍선 기둥에 떨어졌고 이내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다행히 풍선 기둥이 대부분의 충격을 흡수한 덕에 두 사람은 다치지 않을 수 있었다. 위층에 있던 진영은 한시름을 놓았다. 두 길로 나누어 준비하길 다행이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오늘 2개의 목숨을 잃을뻖샜다. 진상정과 다른 경호원들도 놀라 넋이 빠졌다. 만약 염정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간 그들은 뭐라고 할 말도 없었다. 염정훈의 몸이 풍선 기둥 위를 구르고 다시 바닥에 세게 부딪쳤지만 그는 미간만 찌푸렸을 뿐 신음 한 번 내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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