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장
서정희는 손을 내밀어 술병을 받았다.
“하긴, 어떻게 보든 다 두 사람을 축하해주긴 해야지.”
그와 동시에 두 개의 손이 양옆에서 그녀를 가로막았다. 임성결과 전아영이었다.
“안돼, 술 건드리지도 마.”
서정희는 애원하듯 전아영을 쳐다봤다.
“조금만 마실 게, 괜찮아.”
환한 불빛 아래, 전아영은 서정희의 두 눈에 담긴 결연함을 보았고 조용히 손을 내렸다.
스스로 와인을 따르는 서정희를 본 임성결은 하고 싶은 말을 꾹 참은 채 두 사람 앞으로 다가가는 서정희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서정희는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말했다.
“염정훈 씨, 백지연 씨, 제가 한 잔 따를게요. 두 사람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오래 하길 바라요. 제가 먼저 마실 테니 두 사람은 편한 대로 하세요. 이 술은 제가 미리 보내는 축복으로 두 사람 약혼식에는 참가하지 않을게요.”
서정희는 한잔 가득 따른 뒤 염정훈과 백지연의 표정은 보지도 않고 전에 왔던 사람들처럼 그대로 술을 들이켰다.
염정훈은 그녀의 주량을 알고 있었다. 와인 한 잔 가득은 충분히 취하고도 남았다.
백지연이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
“서정희 씨의 축복을 받아 저와 정훈은 꼭 오래도록 함께할 게요.”
그녀도 약세를 보이지 않고 똑 같은 양의 술을 따라 그대로 들이켰다.
“그만!”
임성결과 염정훈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임성결은 서정희의 손에서 술잔을 빼앗았다. 아직 반 남은 술을 보며 그는 당당한 얼굴로 염정훈을 보며 말했다.
“정희는 위가 안 좋아서, 남은 술은 제가 대신 마시도록 하죠.”
내내 입을 열지 않던 염정훈은 입꼬리를 올려 조롱하듯 웃었다.
“무슨 관계이길래? 무슨 자격으로 대신 마신다고 하는 겁니까?”
테이블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뼈를 에이는 한기를 느꼈다. 모두들 그저 염정훈이 다른 사람이 대신 마셔주는 걸 싫어한다고만 생각했지 다른 쪽으로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조금 난처한 얼굴로 임성결을 쳐다봤다.
임성결은 담담한 표정으로 지지 않고 물었다.
“저와 정희가 무슨 사이인지, 염 대표가 무슨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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