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장
서정희는 과일바구니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전 이분 지인이에요. 잠깐 얼굴만 보고 갈게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낯선 사람은 병세만 자극할 뿐이에요. 서정희 씨, 그만 가시죠.”
제인은 베개를 서정희의 품에 밀어놓으며 비통함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제 아이를 데리고 얼른 가세요. 꼭 잘 키워주셔야 해요. 제가 여기서 이 사람들 막고 있을 테니까 얼른 도망가세요!”
말을 마친 그녀는 서정희가 가져온 과일 바구니를 들고 주치의를 향해 세게 내던졌다.
“죽여버릴 거야, 이 악마야. 당신이 내 아이를 빼앗아 갔어, 죽여버릴 거야!”
문밖에서 헬멧과 방패를 든 경비가 뛰어 들어오더니 전기 충격기로 그녀를 쓰러트렸다. 그런 뒤 네 사람은 그녀를 침대에 내던진 뒤 꽁꽁 묶기 시작했다.
제인은 아직도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내 아이 돌려줘!”
진정제를 투입하자 점차 저항력을 잃은 제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잠들어버렸다.
그 모든 것을 지켜본 서정희는 그저 심장이 다 서늘해졌다. 이곳은 병원이라기보다는 감옥에 가까웠고, 그들은 의사가 아니라 교도관 같았다.
기절한 제인은 그토록 무해해 보였고 그녀도 병실 밖으로 쫓겨났다. 물어보고 싶은 것이 한가득이었지만 입 밖으로 내지도 못했다.
떠나기 전 고개륻 돌린 서정희는 때마침 간호사들에게 질책을 쏟아붓는 문 선생을 발견했다. 왜 그녀를 들여보낸 건지 따지고 있는 듯했다.
그녀가 잠깐 머무는 동안 문 선생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봤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지만 문 선생은 이내 고개를 돌리더니 질책도 멈추었다.
서정희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자신은 저 문 선생을 만난 적 없지만 그녀는 자신을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
염정훈의 자료에 따르면 제인은 수능이 끝난 뒤에 일이 터졌다. 서제평에게 버림받고 낙태 후엔 정신을 잃은 뒤 병원에 보내져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금 전 그녀가 본 제인의 상태는 명확히 아니었다. 그녀는 말끝마다 아이를 달고 살았지만 아이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