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서정희는 예쁘게 생긴 터라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어도 유난히 아름다워 가련한 마음이 들게 했다.
“사모님, 대표님께서 기다리십니다.”
서정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손을 뻗어 축축이 젖은 얼굴을 매만졌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또 울었다.
“진영 씨, 저 지금 엄청 못 났죠?”
진영은 염정훈의 곁에 오래 있었던 탓에 서정희의 생기발랄한 모습도 본 적이 있었다. 짧은 2년 사이에 그녀는 마치 아직 완전히 피어나기도 전에 천천히 시들어가고 있었다.
“아니요, 사모님은 아주 아름다우십니다. 그 누구보다도요.”
진영은 티슈를 건넸다.
서정희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예전에 전 툭하면 울고불고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했는데, 어느새 제가 그런 사람이 되어 있네요. 그런 말이 있잖아요, 처음 볼 땐 뜻을 몰랐는데, 다시 보니 그 속에 들어가 있다고.”
슬픔으로 가득 찬 두 눈을 마주한 진영은 이례적으로 한 마디 대답했다.
“이미 그 속인데, 다시 살펴 무엇하랴.”
염정훈이 하룻밤 고심한 끝에 이혼 서류를 수정한 건 그녀를 놓아주겠다는 하나의 신호였다.
서정희의 집안은 이미 파산했고, 원흉인 서제평은 이제 반쯤 죽은 목숨인데다 서정희도 2년간 그에게 괴롭힘을 당해 심신이 지쳐 있어 염정훈은 이제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남은 인생 고생하지 말라고 이혼 보상을 거하게 준비한 것이었다.
지금 떠나는 것은 가장 현명한 선택이고, 서정희는 똑똑한 사람이니 적당한 때에 물러나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설마 아직까지도 염정훈이 되돌아 볼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겨우 진흙탕에서 벗어나 놓고 다시 들어가려 한다니,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이미 겪었던 고통을 다시 한번 더 겪는 것에 불과했다.
서정희는 동문서답을 하며 감탄했다.
“만약 제 아이가 아직 살아있다면, 지금쯤 저 정도 컸겠죠.”
말을 이으려던 진영은 입술만 달싹이다 끝내 한마디만 했다.
“사모님은 아직 젊으시니 앞으로 분명 아이를 또 가질 수 있을 거예요.”
“하… 저는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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