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74장
서정희를 바라보는 전의현의 창백한 얼굴엔 갈증이 스쳐 갔다.
“정희 씨, 우리가 알고 지낸 2년 동안 나를 한 번이라도 사랑한 적 있어요?”
그를 차갑게 바라보는 서정희의 눈빛은 혐오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니요. 매 순간 죽이고 싶었어요.”
전의현은 씁쓸하게 웃었다.
“역시 그랬군요.”
인간 세상이란 돌고 도는 것이다. 모든 것은 그의 업보이다.
펑!
하늘을 날던 새가 스쳐 지나갔고 선혈이 온 바닥을 물들였다.
묘비 위의 차가운 사진을 보며 전의현이 또박또박 말했다.
“안심아, 빚진 거 갚을게...”
차례로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 있는 서정희는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이 아팠다.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안심아, 너의 복수를 내가 대신했으니 이제 편히 쉬어.”
이날을 그녀는 너무 오래 기다렸다.
하지만 막상 복수하고 나니 서정희는 마음이 허전하기만 했다.
지금은 유채꽃이 잘 피는 계절이다. 따스한 산들바람을 맞으며 소희는 해경을 쫓아 달려갔다. 몸의 방울이 달랑달랑 울렸다.
해경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날 잡아봐라.”
멀리서 민경이 화환을 만들더니 잠시 후 염정한을 향해 손가락을 내밀며 말했다.
“오빠, 허리를 굽혀봐.”
염정한은 민경이 화환을 씌워줄 수 있도록 바로 협조했다.
“너무 예뻐. 오빠가 아빠를 제일 많이 닮았어.”
서정희는 다정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마치 어린 시절의 염정훈을 보는 듯했다.
“정희야.”
귓가에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개를 돌리자 염정훈이 한쪽 무릎을 꿇고 다이아몬드 반지를 손에 쥔 채 말했다.
“나와 다시 한번 결혼해줄래?”
그러자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결혼해, 결혼해!”
서정희의 볼이 빨개졌다. 이 사람이...
염정훈은 진지한 얼굴로 그녀에게 반지를 끼워주며 말했다.
“정희야, 다시는 널 아프게 하지 않을게. 맹세해.”
민경은 두 사람의 목에 화환을 걸어줬다. 두 사람은 유채꽃밭에서 서로를 꼭 껴안았다.
소희는 신나는 곡을 불었다.
귀국 후 염정훈과 서정희는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이번엔 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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