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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2장

서정희는 제숙을 바라봤다. “할머니, 어떻게 된 거예요?” “서시월이 사람을 시켜 심장 고독을 넣게 했어. 고충은 24시간 이내에 알에서 부화해. 부화하면 서시월 몸 안의 고충과 공유를 하게 돼. 앞으로 너와 서시월은 한 몸과 마찬가지야. 다만 몸의 느낌조차도 이렇게 또렷할 줄은 몰랐어.” 제숙은 굳은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고독을 넣은 사람이 진짜 고수인가 보다.” 제숙은 서정희에게 해독하는 고독을 주입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은 평범한 심장 고독이 아니다. 아주 업그레이드된 고독이다. 마치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과학처럼 말이다. 인류가 오랫동안 무시해왔던 전통들은 시간의 흐름에 묻혀 버렸지만 오늘날에도 소수의 사람들은 여전히 버티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매우 대단하다. 서시월은 욕조 옆에 엎드린 채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알았으니 이제 됐어. 내 목숨은 말할 것도 없고 내 모든 감각은 서정희와 연결되어 있어. 날 고생시키고 싶으면 얼마든지 괴롭혀도 돼.” 서정희는 조금 전, 깨어나자마자 몸이 안 좋은 것 같았다. 그저 너무 오래 자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서시월 때문이었다. 몸 곳곳에서 아련한 통증이 전해지는 이유도 서시월이 전에 다쳤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염화진도 서시월을 이상하게 여겼다. 그런데 이제야 이유를 알 것 같다. 서시월에게 한 짓이 서정희를 다치게 할 뻔한 것을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스쳐 지나갔다. “미안해.” 서정희에게 충분히 많은 빚을 졌다. 갚지도 못했다. 자살하지 않은 이유도 남아서 속죄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무심코 서정희에게 또 상처를 줬다. 스스로가 너무 미웠다. 예전에 서정희에게 너무 못된 짓을 많이 했다. 두 사람의 이런 관계에 서정희가 고맙다는 인사를 할 리도 없다. 염화진의 사과에 서정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서시월을 바라보며 말했다. “샤워하고 얘기 좀 해요.” 서시월은 서정희의 차가운 눈동자와 마주쳤다. 서정희가 진실을 알게 되면 분명 긴장하고 두려워할 줄 알았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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