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1장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서정희는 목이 아팠고 얼마 후 의식을 잃었다.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후에야 눈앞의 모든 것이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는...” 방금 깨어났기 때문에 몸 곳곳이 불편했다. 특히 머리가 어지러웠다. 머릿속이 계속 윙윙거리는 것 같았다. “지금 마을에 있어. 네가 고독에 중독되어 할머니에게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려고 왔어.” 염정훈은 그녀를 지그시 껴안았다. 서정희는 그의 가슴에 머리를 파묻었다. “정훈 씨, 고독이 매우 독해? 할머니가 해독해 주실 수 있어?” 생사를 여러 번 겪은 탓인지 서정희는 보통사람보다 죽음에 대해 덜 무서워했다. 정서도 차분했다. “정희야, 좀 까다로운 독이 너와 서시월을 한데 묶어놨어. 서시월이 살면 너도 살고 죽으면 같이 죽어. 고독을 넣은 사람 외에 할머니에게도 방법이 없어.” “그렇구나. 그럼 조금 전,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은 서시월에게 일이 생긴 거였네?” “아마 그럴 거야.” 염정훈은 따듯한 말투로 다독였다. “정희야, 걱정하지 마. 서시월은 너를 통해 조건을 내걸려는 것뿐이야. 상대방도 그것을 위해 고독으로 중독시킨 것이고. 상대방이 내건 조건만 만족시켜 주면 넌 괜찮을 거야.” “그쪽에서 서시월을 놓아달라고 하면?” “정희야, 어떤 조건을 내걸어도 너만 무사하면 나는 얼마든지 동의할 거야.” “하지만...” 서정희는 그의 품에서 나와 천천히 고개를 쳐들었다. “내가 서시월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은 정훈 씨도 알잖아. 그리고 내 가족도… 만약 이대로 풀어줬다가 서시월이 도망치면 두 번 다시 찾을 수 없을지도 몰라.” “정희야, 모든 사람들이 서시월을 죽이고 싶어 해. 서시월은 너와 비교할 가치도 없어. 나는 아무것도 필요 없어. 너만 살아있으면 돼.” 서정희는 침묵을 지켰다. 염정훈은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말했다. “허튼 생각하지 말고 아프면 좀 쉬어, 배고프지 않아?” “아니, 배 안 고파. 같이 나가서 걷자.” “그래.” 염정훈은 이 일이 있고 난 뒤 그녀에게서 한 발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