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장
지한은 이유도 모르고 서정희를 쳐다보았다. 서정희는 지한을 보지 않고 먼 곳을 바라봤다. “사실 처음에 너희를 돕겠다고 했지만 진심이 아니었어. 그 사람과 엮이는 순간 더이상 물러날 방법이 없어.”
“너희들이 몸값을 받는 순간 그 사람이 친 덫에 빠져들게 될 거야. 그때는 너희 몇 사람만이 아닌 이 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목숨이 위험해질 거야.”
지한은 무의식적으로 한쪽에 숨긴 칼을 만졌다. 서정희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입을 열었다. “비록 너희들 모두가 부유한 건 아니지만 마음만은 낙관적이고 긍정적이란 것을 느꼈어.”
“동네 어르신들이 편찮으시지만 돈이 없어 치료 못 받고 돌아가신 것, 범이가 그림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데 연필 하나 사는 것도 아까워하는 것, 민이가 얼굴도 모르는 아이를 위해 자기가 갖고 있는 옷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옷으로 기저귀를 만들어 준 것, 아마도 이런 이유들 때문이겠지. 내가 갑자기 네가 이해가 되는게. 너 여기 사람 아니지?”
“아뇨.” 지한의 대답은 간결했다.
“넌 최선을 다해 그들을 도와주려 하잖아. 나도 너랑 같은 마음이야. 여긴 너무 아름다운 곳이야. 속세에 물들지 않고 맑고 밝은 모습을 계속 유지했으면 해.”
“무슨 뜻이에요?” 지한은 인내심 있게 물었다. 이날만큼은 염정훈을 상대로 사기치는 것을 언급하지 않고 서정희를 손님으로 대해주었다.
이 선의의 마음이 서정희가 그들을 혼내주려 했던 생각을 바꾸게 했다.
“넌 그저 돈이 필요한 거잖아. 누가 주나 다 똑같지. 꼭 염정훈일 필요가 없지.”
서정희는 지훈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나 돈 있어. 많진 않지만. 그래도 너희들 도울 정도는 될 거야.”
“얼마 있는데요?”
“10조 정도.”
지한은 속으로 생각했다. 10조가 많은 게 아니라고?
지한의 의아한 눈빛을 느낀 서정희는 피식 웃었다. “너 지금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멍청한 사람이 있을까 생각했지. 그 많은 돈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선뜻 준다는 게. 내 이야기 절반밖에 말 안 했어. 나머지 절반도 듣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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