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1장
서정희는 애써 웃는 얼굴로 말했다.
“이거면 충분해요.”
염정한은 반나절 사이에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명품 옷들은 다 벗어던지고 진 씨 이모가 애들에게 입혔던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 옷에는 온통 기운 자리였지만 두꺼워서 보온 효과는 확실했다.
염정한은 전혀 불편해 보이지 않았고, 서정희의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
가끔은 호기심에 고양이도 쫓아다니고, 길옆의 풀도 뜯어보았다. 여기에 있는 모든 것이 그는 신기했다.
서정희도 죽을 각오로 배에 뛰어내렸는데, 반나절도 안 돼서 이 곳 섬 생활에 적응했다.
도시의 선진 시스템은 갖추지 못했지만, 도시에 비할 수 없을 만큼의 깨끗함이 있었다.
염정한을 안고 바닷바람을 맞고 있는데, 순간 이 곳에 영원히 머물고 싶은 충동이 스쳐지나갔다.
다만 염정훈이 언젠가는 찾아올 것이라는 그는 알고 있었다. 이곳이 지도에 표시되지 않더라도 찾아내는 건 그 사람에 있어서 시간문제니까.
섬에는 몇 십 가구가 살고 있었고, 다들 엄청 순박했다.
빈이는 서정희에게 자신들이 돈이 필요했던 건 섬의 환경을 개선하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여기에 있는 애들은 학교를 다닌 적이 없고, 평생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병이라도 걸리면 의료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그저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많은 촌민들이 돈이 없어서 병원 문 앞까지 가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죽었다고 했다.
서정희는 순간 세상이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지연은 아들을 위해 돌을 준비하는 데 이백억이 들었다. 그런데 여기 애들은 주방에서 도둑질한 케익 한 조각에 침을 흘리고 있었다.
대체 어떤 게 선이고 어떤 게 악일까?
그리고 어떤 게 옳고 어떤 게 그른 것일까?
어느새 해가 넘어갔다. 서정희는 향기로운 밥 냄새를 맡았다. 빈이는 갑자기 눈이 반짝거렸다.
“누나, 오늘 운 좋네요. 엄마가 누나를 대접하느라 입쌀밥을 했어요. 덕분에 우리도 먹을 복이 생겼네요.”
서정희는 아연하여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아이의 눈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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