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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장

처음 차사고로 서재평을 죽이지 못하자, 두 번째는 서재평을 화나게 해서 죽이려고 했는데, 서재평은 죽지 않고 식물 인간이 되었다. 서정희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눈빛에는 오뉴월에도 눈이 내릴 원한이 스쳤다. 날이 어두워졌고, 진상정은 그를 공항까지 바래다 주었다. 서정희는 공항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다. 서재평이 깨어날 수 있는지는 이젠 중요하지 않았다. 분명한 건 그가 살아있는 한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어차피 서정희는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떠날 때 몇 명 더 덤으로 데리고 갈 뿐이었다. 서정희는 휴게실에 잠깐 있다가 항공편표를 보고는 5분 전에 가서 기다렸다. 그러면 염정훈은 그가 예전처럼 여전히 바보 같이 기다리는 줄로 착각할 것이다. 요즘 날씨가 좋아서 비행기는 연착 없이 제시간에 도착했다. 염정훈은 VIP통로로 나왔다. 서정희가 앞으로 다가가려고 할 때 염정훈의 옆에서 걸어나오는 사람이 눈에 띄였다. 백선. 예전에 집에 찾아와서 변선희를 데려간 사람이었다. 바로 백지연의 아빠였다. 염정훈은 백선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 나왔다. 엄마가 그렇게 오랫동안 잊지 못하고 자신과 아빠를 버리고 따라간 사람인데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 솔직히 말하면, 서재평의 외모는 백선 못지않았다. 다만 서재평은 서생 분위기이고, 백선은 검객 분위기였다. 지금 백선의 예리한 시선이 이미 서정희에게 고정되었다. 서정희는 등골이 오싹해났다. 마치 야수가 노려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는 어렸을 때라, 지금 백선이 자신을 알아볼지는 모르겠다. 사실이 증명하듯 백선은 자신을 알아봤을 뿐만 아니라 자신 앞에 멈춰 서서 중후한 목소리로 물었다. “정희 씨 누구 기다려요?” 서정희는 순간 어떤 마음으로 눈앞의 사람을 대해야 할지 판단이 안 갔다. 윗세대의 원하이라고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서정희는 백선이 엄마를 빼앗아 가서 자신이 엄마가 없는 아이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네.” 서정희는 평온은 말투로 답하고는 곁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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