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장
그 소리는 마치 분노에 가득 찬 밀림의 왕처럼, 밀림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빠르게 달려오는 염정훈을 보며 당황한 백지연은 네일도 그만둔채 황급히 일어섰다. 아직 채 완성되지 않은 매니큐어가 바닥에 뿌려졌다.
선홍빛 매니큐어가 화이트 카펫에 뿌려져 유난히 더 빨갛게 보였다.
“정훈씨, 내 말 좀 들어봐.”
그러나 염정훈은 백지연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더 빨리 달려갔다.
그중 건장한 이모 도우미 한 명이 곁눈질로 염정훈을 흘깃 쳐다봤지만 손놀림을 멈추지 않았다.
그 도우미는 백지연이 외국에서 데려온 심복, 성모댁이었다. 성모댁은 백지연의 모친이 죽기전부터 백가에서 일을 도와온 사람이다. 175센티에 75키로의 몸을 가진 성모댁은 여자들 사이에서도 우람한 편이었다.
성모댁도 물론 염정훈의 소리를 들었지만 서정희가 백지연 마음에 박힌 가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가시를 꼭 뽑아내야 했다.
하여 염정훈의 그만하라는 소리를 듣고도 성모댁은 서정희의 얼굴을 망가뜨리기로 결정했다.
한 번, 한 번이면 충분했다.
단 한 번으로 이 작고 예쁜 얼굴은 망가질 것이다.
마치 서정희와 염정훈 사이의 감정처럼, 한번 금이 간 감정은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이 세상 그 어떤 남자도 얼굴에 흉터가 진 여자를 좋아할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 염정훈은 백지연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성모댁운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 서정희에게 손을 대려 했다.
“탕!”
방안에서 총소리가 울렸다. 그 자리에 있던 도우미들이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다흩어졌다..
총알이 성모댁 손에 든 칼을 날려버린 그 찰나의 순간, 진영은 성모댁의 종아리를 걷어차 무릎을 꿇게 만들고 두 팔을 꺾었다. “얌전히 있어. 움직이지 마.”
방금 그 총알이 성모댁의 팔을 스쳐지나갔다. 조금이라도 빗겨나갔다면 성모댁의 팔은 더이상 쓸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성모댁은 총소리의 위력에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사이 염정훈은 서정희를 일으켜 세웠다. 중후한 목소리가 물어왔다. “괜찮아?”
서정희는 몸 군데군데가 아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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