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장
“우앙”하고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언제 내려왔는지 염정한이 계단 어구에 서서 울음을 터뜨렸다.
놀란 하인이 동작을 그만 멈추었다. 백지연은 염정한한테 그리 다정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엄마였으니 당연히 이런 모습을 자식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백지연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다들 뭐하는거야? 얼른 아이 안 데려가고.”
도우미들은 허둥대며 염정한에게 다가갔다. 백지연도 아이의 갑작스런 울음소리에 심란해하며 재촉했다. “멍하니 서서 뭐해? 얼른 하지 않고.”
이때, 윗층에 있던 도우미가 소리를 질렀다. “큰일 났어요. 작은 도련님 몸이랑 얼굴에 빨간 두드러기가 엄청 생겼어요. 알레르기인것 같아요.”
“알겠어. 의사 불러와.” 백지연의 얼굴에 짜증이 한껏 묻어났다. 지금은 아이보다 서정희를 처리하는게 더 급했다. 이런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서정희는 믿기지 않는다는 투로 얘기했다. “네 애야. 저렇게 어린 애가 울고 있는데, 네가 안아서 달래주기라도 해야지 않겠어?”
백지연이 비웃었다. “네가 행동을 빨리 했더라면 내가 가서 달래줬겠지.”
윗층에서 집이 떠나갈 듯 울어대는 아이의 울음소리에 서정희는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자신의 아이도 아닌데 왜 이토록 가슴이 아픈걸까.
서정희는 본능에 이끌려 칼을 던지고 염정한한테로 달려갔다. 염정한도 놀라운 힘으로 도우미한테서 벗어났다.
“작은 도련님!” 도우미의 겁에 질린 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염정한이 떨어지며 계단을 따라 구르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서정희가 빨리 달린 덕분에 얼마 구르지 않고 서정희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
두드러기로 발개진 아이의 얼굴은 눈물콧물로 범벅이었다.
“엄마, 엄마.” 하고 부르며 염정한이 서정희의 품에 파고들었다.
모자상봉의 장면이 백지연의 눈을 찔렀다. 백지연은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서정희, 시간 끌지 마, 네가 손을 못대겠다면 내가 도와줄게.”
그녀가 눈빛을 보내자 두 도우미가 서정희에게 다가갔고, 또 한명의 도우미는 그녀의 품에서 아이를 빼앗으려 했다.
이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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