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장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허정운이 허씨 가문 여사님의 뒤를 따라 나왔다. 다만 그의 얼굴색이 매우 차갑게 변해 있었다.
그가 책상 앞으로 다가가더니 곧바로 펜을 집어 들고 자기 이름을 적었다. 지수현을 보는 그의 눈빛은 마치 천 년 된 빙산처럼 사람을 얼려 죽일 듯 차가웠다.
"지수현, 이제 만족해?"
지수현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듯 홀가분한 표정으로 웃으면서 말했다.
"아주 만족해."
그녀가 자기 이름을 적고 나서 이혼 협의서를 챙기려는데, 허정운의 늘씬한 손이 그녀보다 한 걸음 먼저 다가와 이혼 협의서를 집어 들었다.
또 무슨 의외의 사고가 생길까 봐 가슴이 철렁한 지수현이 허정운을 바라보며 말했다.
"허정훈, 이혼협의서는 내가 보관하는 게 좋겠어.”
"나는 너를 믿을 수 없어."
"그게 무슨 뜻이야?"
지수현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이해되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허정운은 코웃음치며 말했다.
"너는 어쨌든 할머니가 한샘 그룹의 주식 10%를 네게 넘기게 했잖아? 만약 네가 이혼 협의에 또 무슨 수작을 부린다면 그때 가서 내가 후회해도 아무 소용 없지 않겠어?"
지수현은 입술을 앙다물더니 입을 열었다.
"할머니가 내게 준 그 10%의 주식을 나는 받을 생각이 없어.”
조금 전에도 그가 이혼 협의서에 사인했다는 기쁨에 정신이 알딸딸해져 이 일을 잊어버린 것이었다.
허정운이 두 눈에 비웃음을 가득 띤 채 말했다.
"내가 네 말을 믿을 것 같아?"
"만약 믿지 못하겠다면 지금 당장 여기서 이혼협의서를 다시 작성하자. 나는 한 푼의 보상도 필요 없으니, 한샘 그룹의 주식 10%를 이혼협의서에서 빼버려.”
그녀가 말을 마치자마자 허씨 가문 여사님이 입을 열었다.
"수현아, 내가 이미 네게 한샘 그룹의 주식 10%를 주기로 한 이상, 절대 결정을 바꾸지 않을 거야. 주식을 받고 정운이랑 이혼하든지, 아니면 주식을 받지 않고 오늘 일은 없었던 것으로 쳐. 결정은 네가 해라."
"할머니...."
지수현은 뭘 어찌할 수가 없었다. 이혼은 하고 싶었지만 주식도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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