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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장

지수현은 어이가 없었다. 잠시 침묵하던 그녀는 배달 음식을 들고 곧장 몸을 돌려 저택 안으로 들어가며 허정운은 존재하지 않는 듯 무시했다. 식사를 마친 지수현이 잠을 자려고 위층으로 올라가려 하자, 맞은편에 앉아있던 허정운이 끝내 참지 못하고 말했다. "언제 나랑 돌아갈 건데?" 지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나는 너랑 같이 돌아가겠다고 말한 적이 없어." "지수현!" 허정운이 정말 화가 난 것을 본 지수현이 눈썹을 치켜세우고 말했다. "그렇게 큰소리칠 필요 없어. 나한테는 아무 소용 없으니까. 설령 네가 나를 묶어서 데려가더라도 나 스스로 뛰쳐나올 테니, 쓸데없는 일을 하지 마." 허정운은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래! 그럼, 절대 후회하지 마!" "이미 후회했어." 허정운이 의외라는 듯 눈빛을 반짝이자, 지수현이 웃으며 말했다. "그 집에서 일찍 나오지 않은 걸 후회해. 그렇지 않으면 그 뒤에 그런 짜증 나는 일을 겪지도 않았을 테니까.” 허정운이 화가 잔뜩 난 채 가버리자, 지수현은 마침내 푹 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오후, 지수현은 화목원으로 한번 오라는 허씨 가문 여사님의 전화를 받았다. 지수현이 도착했을 때, 허씨 가문 여사님은 거실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지수현을 본 그녀가 자상하게 웃는 얼굴로 말했다. "수현아, 빨리 와서 앉아라!" "할머니,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어요?" 그녀가 자신의 곁에 앉자 허씨 가문 여사님이 그녀의 손을 잡고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수현아, 너는 정말 정운이랑 이혼하고 싶어?" 지수현이 잠시 침묵하더니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말 조금도 돌이킬 여지가 없어? 나는 정말 너를 내 손주며느리로 두고 싶구나...." 지수현은 웃으면서 허씨 가문 여사님의 손을 잡고 말했다. "할머니, 설령 제가 허정운이랑 이혼하더라도 할머니는 영원히 제 할머니예요!" 허씨 가문 여사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이 할미가 네가 정운이랑 이혼하는 걸 도와주마!"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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