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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장

지수현은 눈앞에 나타난 허정운의 균형 잡힌 다부진 몸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잠시나마 잊고 있었던 어젯밤의 적나라한 장면들이 다시 떠오르자, 지수현을 서둘러 머리를 가로저으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너 변태야?!” 허정운은 피식 웃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일침을 가했다. “어젯밤에 볼 거 다 봐놓고 이제 와서 부끄러워하는 건 너무 늦었다는 생각 안 들어?” “꺼져!!” 머리끝까지 이불을 끌어모은 지수현을 보며 허정운은 더 이상 그녀를 놀리지 않고 천천히 옷을 챙겨 입었다. “옷 보내라고 말해두었으니까 곧 도착할 거야. 나 미팅 들어가야 해. 저녁 식사 같이하자.” “나 시간 없어!” “데리러 갈게.” 지수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가 방을 나가고 잠잠해진 뒤에야 그녀는 이불을 걷어젖히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젯밤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더라면 그녀는 절대 핸드폰을 다시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허정운이 이혼에 합의할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고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침대 머리맡에 놓여있는 핸드폰을 들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어젯밤 아리아 8층 5번 룸에 누가 왔었는지 알아봐!” 분부를 마친 뒤 지수현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샤워하러 욕실로 향했다. 군데군데 몸에 남은 붉은 흔적을 보며 또 한바탕 허정운을 욕하는 그녀였다. 샤워를 다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정운이 주문한 옷이 도착했다. 안에는 속옷도 들어있었다. 옷을 갈아입은 지수현은 딱 맞는 사이즈에 다시 한번 짜증이 솟구쳤다. 그녀는 신설리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회사에 출근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나서 바로 아리아로 향했다. 한편, 회사로 가는 길. 강수영은 어젯밤 지수현에게 약을 탄 사람의 신상을 모조리 조사해 냈다. “허 대표님, 지수현 씨의 술잔에 약을 탄 사람의 이름은 사무엘, 성북 쪽에서 세력이 아주 강하다고 합니다. 내로라하는 유흥업소에 모두 지분을 가지고 있고 법률의 사각지대를 통해 자수성가했다고 합니다. 건달 조직들과도 관계가 있고요.” 허정운은 미간을 깊게 구기며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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