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허정운은 냉랭한 기운을 내뿜으며 지수현을 빤히 쳐다보았다.
지수현은 그 기운에 눌려 숨이 막힐 듯 했다.
허정운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지수현은 주변의 공기마저 얼어붙는 것 같았다.
허정운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또한 지수현은 허정운이 이 정도로 화내는 모습은 본 적 없었다.
허정운은 지수현의 앞에 마주 선 채, 냉소를 터트리며 말했다.
“간도 크네. 인젠 법원까지 혼자 와서 제멋대로 이혼 서류를 제출하는 거야?”
지수현이 아무리 생각 없다고 하더라도 이 일은 정현정이 허정운 몰래 꾸민 일이라는 것쯤은 눈치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소식을 어떻게 알았는지 허정운은 법원에 찾아왔다.
지수현은 이혼 서류를 등 뒤에 숨기며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허정운과 눈을 맞췄다.
“허정운, 나랑 서류 접수하러 온 거야?”
지수현을 바라보는 허정운의 눈빛에는 차가움만이 감돌았다.
“지수현, 내 사인이 있는 이혼 서류가 있다고 해도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너는 이혼할 수 없어!”
지수현은 저도 몰래 주먹을 움켜쥐었다.
“대체 어떻게 해야 나랑 이혼해 줄 거야? 내가 정말로 다른 남자랑 자기라도 해야 이혼해 줄 거야?”
허정운은 어이없어하며 헛웃음을 지었다.
그는 냉랭한 태도로 말했다.
“시도해 봐. 상대가 너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두렵지 않다면 말이야.”
지수현은 입술을 깨물었다.
오늘엔 이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판단된 지수현은 더 이상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다른 일 없으면 먼저 갈게.”
지수현의 뒤에 주차된 람보르기니를 본 순간, 허정운은 또다시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누구 차야?”
지난 시간 동안 일을 쉬다가 요즘에야 다시 일을 시작한 지수현이 이 정도의 차를 마련할 여유는 없을 것이다.
지수현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너랑 상관없어.”
말을 마친 지수현은 잔뜩 일그러진 허정운의 표정을 무시한 채, 차를 타고 가버렸다.
허정운은 점점 멀어지는 람보르기니를 바라보며 반사적으로 실눈을 떴다.
“강 비서, 저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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