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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장

“어떻게 된 일이야?” 지수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어제 지난 시즌의 MY 디자인이 상품으로 출시됐어. 출시하자마자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데 오늘 아침 표절 기사가 터진 거야. 큐로에에서 경고장까지 날라오고!” 지난 시즌의 디자인을 이미 다 검토했었던 신설리는 이를 큐로에의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표절이라니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 바로 표절에 연루된 옷 디자인 나한테 보내. 큐로에 측의 옷은, 디자인 볼 수 있어?” “아니. 큐로에의 그 디자인이 디엔 백화점에 있대서 지금 가서 확인해보려고.” 디엔 백화점이 오트 쿠튀르 MY에서 멀지 않은 곳에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 지수현이 논리정연하게 말했다. “백화점 아직 오픈 전이니까 일단 회사로 와. 표절 혐의 받은 디자이너 내 사무실로 호출하고.” “그럼, MY가 큐로에를 표절했다는 인터넷 기사는 어떡해?” “기사는 일단 내버려둬. 아직 경위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섣불리 대응했다가 역으로 당할 수도 있으니까.” “응. 알겠어.” 반 시간 후, 지수현의 사무실. 지수현은 눈앞의 이렇게 참하고 얌전하게 생긴 사람이 그토록 파격적인 디자인을 그렸다는 게 차마 연상이 되지 않았다. 신설리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 보이는 그녀를 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긴장할 것 없어요. 사무실로 호출한 이유는 이 옷을 언제 디자인 했는지를 묻기 위해서예요. 최초 시안이 컴퓨터에 저장돼 있나요?” 양진옥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네! 최초 시안은 5월 3일에 완성했었어요. 당시에 컴퓨터에 바로 저장해서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대표님, 저 정말 억울해요. 저 정말 표절하지 않았어요!” “알아요. 겁먹지 마세요. 양진옥 씨가 결백하다면 제가 반드시 그 결백을 증명시켜 줄 겁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아니에요. 이 옷 디자인할 때 생각의 흐름이 어땠는지 얘기해주시겠어요? 그리고 디자인 영감이 어디서 왔는지도요.” 양진옥의 열변은 꼬박 30분 동안 이어졌다. 신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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