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62화
유진은 구은정의 시선을 느꼈지만, 그 의미를 오해한 듯 애옹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낮게 웃었다.
“혹시 평소에 너무 무섭게 굴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자기가 오자마자 애옹이는 은정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자기한테만 붙어 있었다. 확실히 자기랑 더 친해 보였다.
부드러운 조명 아래, 소녀의 맑고 깨끗한 얼굴에는 은근한 생기가 돌며, 한층 더 매혹적인 분위기가 더해졌다.
은정의 눈빛은 점점 깊어졌고, 조용히 말했다.
“괜찮아. 잠시 떨어져 있는 거니까. 결국엔 내 거니까.”
“그렇죠, 맞아요. 누가 뺏어갈 수 없죠!”
유진은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하며 고개를 숙여 책 위에 선을 그었다. 은정은 책을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돌아오기만 하면, 이제 안 무섭게 굴 거야.”
“네?”
유진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하지만 은정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조용히 책을 읽기 시작했다.
밤 10시가 되자, 은정은 부엌으로 가서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데워 왔다.
“이거 마시고, 들어가서 자.”
유진은 애옹이를 소파에 내려놓고 기지개를 켠 뒤 우유를 받아 큰 모금 마셨다.
“그럼 나 갈테니까 삼촌도 빨리 자요.”
“집에 가서 드라마 보지 말고, 게임도 하지 말고. 빨리 자. 내일 출근하잖아.”
은정은 단호하게 당부했다.
“알았어요.”
유진은 우유를 마시며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어차피 집에 가서 뭐 하든 그가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유진은 빈 컵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내일 봐요!”
현관에서 신발을 갈아신으며 손을 흔들었다.
“잘 자.”
은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유진이 문을 닫고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후, 은정은 빈 우유컵을 들고 부엌으로 들어가 깨끗이 씻었다.
잔잔한 우유 향이 코끝에 남아 있었고, 그 향은 마치 유진의 부드럽고 달콤한 향기와 닮아 있었다.
은정은 씻어낸 컵을 걸이에 올려두고, 몸을 돌려 싱크대에 기대어 섰다.
그러고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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