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59화
은정은 비웃음을 머금은 채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일요일.
점심을 먹은 뒤, 임유민은 임유진의 방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응답이 들리자 그제야 문을 열고 들어갔다.
“오후에 친구들이랑 축구하기로 했는데, 누나도 같이 갈래?”
유진은 소파에 웅크린 채 드라마를 보며 과자를 집어 먹고 있었다.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 갈래. 나 축구 못 하잖아.”
아직 무리한 운동은 금지된 상황이었기에, 따라간다 해도 그냥 앉아만 있어야 했다. 이에 유민이 말했다.
“야외 구장이야. 공기도 좋고, 누나가 집에서 이런 유치한 드라마 보는 것보단 낫잖아.”
유진은 여전히 가고 싶지 않았다.
“그 뜨거운 햇볕 아래서 너 축구하는 거 구경이나 하라고? 나 그렇게 한가하지 않거든. 그리고 나 좀 있다가 이경 아파트로 돌아갈 거야.”
유민은 의외라는 듯 물었다.
“오후에 바로 간다고? 내일 출근 아닌가?”
유진은 태연하게 답했다.
“집에서 자면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잖아. 이경 아파트에 있으면 아침에 한 시간 더 잘 수 있지.”
유민은 축구공을 품에 안은 채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는 게 그렇게 고통스러워?”
유진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살짝 자랑했다.
“네가 아침 8시에 일어나는 게 익숙해지면, 7시에 일어나는 게 얼마나 괴로운지 알게 될 거야.”
유민은 유진의 뻔한 자랑에 비웃음을 흘렸다.
“갈게!”
유진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다음 주에 보자. 나 너무 보고 싶어 하지 말고!”
유민은 뒤통수로 누나에게 자신의 무관심을 표현하며 떠났다.
한 시간쯤 지나, 노하숙 아주머니가 캐리어를 끌고 왔다.
“아가씨, 다음 주에 기온이 조금 떨어진대서 옷은 제가 미리 챙겨뒀어요.”
유진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아주머니.”
노하숙은 공손히 말했다.
“별말씀을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노정순 역시 평소처럼 주방에 부탁해 거의 일주일 치 반찬을 준비해 주었고, 유진은 요리사에게 부탁해 치즈를 조금 더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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