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82화
흥성산에 있었을 때, 유진은 은정에게 불평했다. 일출 보러 갈 때 왜 나한테 말 안 했냐고.
이번에는 함께 갈 수 있었지만 유진은 기지개를 켜며 별로 관심 없다는 듯 부드럽게 거절했다.
“저 아침에 일어날 자신 없어요!”
은정은 잠시 말없이 서 있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유진이 좋아하는 건 일출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랑 함께 보는 것이었다.
왜 은정은 항상 유진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까? 설령 이해했더라도,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야 알았다. 잃어버리고 나서야,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를.
유진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전 잘게요! 은정 오빠도 일찍 자요.”
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밤에는 기온이 많이 떨어지고 습기가 심해. 꼭 침낭 덮고 자.”
“알았어요!”
유진의 목소리에는 벌써 졸린 기운이 묻어났고, 유진은 몸을 돌려 텐트로 들어갔다.
유진이 들어가기 전, 무심코 나영하 쪽을 힐끗 보았다. 둘과 함께 있는 사람들은 아직 잠들지 않았고, 세 명이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은 송연석이었고, 그의 여자친구 하명아는 보이지 않았다.
유진은 살짝 고개를 갸웃하다가, 몸을 낮춰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연하는 술에 취해 깊이 잠들어 있었다. 마치 누군가 연하를 들어서 옮겨도 모를 것처럼 완전히 곯아떨어졌다.
유진은 조용히 텐트 안의 등을 끄고, 침낭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금방 잠이 들 줄 알았는데, 막상 누워 보니 잠이 오지 않았다.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려 밖을 내다보았다.
캠핑장 의자에 앉아 있는 실루엣이 보였는데, 은정이었다.
‘아직 안 자네. 뭔가 고민이 있는 걸까?’
항상 말이 없고 냉정한 사람이었지만, 가끔은 의외로 감정이 깊어 보였다.
유진은 문득 은정이 자신에게 줬던 팔찌를 떠올렸다. 어둠 속에서 주머니를 뒤적이며 그것을 꺼냈다.
차가운 은 장식이 손끝에서 미묘한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표면의 문양을 천천히 더듬자, 어렴풋한 기억이 떠올랐다.
누군가가 말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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