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3화
강재석은 차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좋아, 일이 웬만큼 정리되었으니 나도 이제 떠나야겠구나.”
도경수는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지금 당장 운성으로 돌아가겠다고? 내가 출국할 때는 안 배웅하실 건가?”
강재석은 웃으며 답했다.
“도도희랑 아심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내가 배웅하지 않아도 되겠지.”
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을 이었다.
“게다가 나를 알잖아. 몇십 년 동안 한결같이 이별 인사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 오늘 오후에 바로 운성으로 갈 거야.”
아심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깜짝 놀랐다.
“오늘 바로 가신다고요? 할아버지?”
강재석은 온화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네가 떠날 때는 내가 배웅하지 않을 거야. 대신 시언이 널 데려다줄 거야.”
아심은 시언 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두 사람의 눈길이 잠시 마주쳤다. 강아심은 고개를 돌리며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그럼 돌아오는 길에 꼭 뵈러 갈게요.”
도도희는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한 달 동안 아저씨와 함께 지내면서 익숙해졌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가시겠다고 하니 정말 마음의 준비가 안 됐네요.”
강재석은 담담하게 말했다.
“세상에 끝나지 않는 잔치는 없는 법이란다. 각자 할 일이 있고, 언젠가는 헤어지게 마련이지.”
“중요한 건, 우리가 만났을 때는 기쁘고, 헤어질 때도 여유롭게 보내는 거야.”
도경수는 강재석의 말에 더 이상 붙잡지 못하고, 다만 얼굴에 근심이 서렸다.
강솔은 분위기를 밝히려는 듯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나중에 시간 나면 우리가 운성으로 찾아갈게요. 할아버지 댁 마당이 너무 좋더라고요.”
강재석은 손녀를 바라보듯 따뜻한 눈빛으로 말했다.
“언제든지 환영이다. 너도 곧 결혼한다면서? 결혼식 때 내가 꼭 가서 축하해줄게.”
강솔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약속이에요!”
그렇게 웃고 떠드는 동안 이별의 분위기도 조금은 가라앉았다. 소희가 말했다.
“할아버지, 오후에 가시면 제가 함께 가서 모셔다드릴게요.”
강재석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넌 갓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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