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5화
이도하는 순간적으로 얼어붙은 듯 도도희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차분하고 냉정했으며, 그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불안감이 치솟았다.
한때 자신만 바라보던 도도희를 결국 스스로 놓쳐버렸다는 뼈아픈 자각이 가슴을 후벼 팠다.
후회와 고통이 이도하의 마음을 가득 채우며, 그는 그 시절의 선택을 다시금 의심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침묵하던 이도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우리 딸을 찾았다고 들었어. 맞아?”
이도하가 말을 마치자, 도도희의 표정에 경계심이 스쳤고, 이를 알아챈 그는 즉시 덧붙였다.
“걱정하지 마. 절대 딸을 빼앗으려는 게 아니야. 솔직히 너무 궁금하긴 하지만, 내가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단 한 번도 다하지 않았다는 걸 잘 알아.”
“그러니 네 곁에서 데려가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도도희는 그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그 아이는 당신에 대해 물어본 적도 없고, 아버지에 대해 궁금해하지도 않아. 그러니 굳이 만남을 주선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이도하는 순간적으로 희미한 기대를 품었지만, 도도희의 말에 완전히 체념한 듯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고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는 말했다.
“그 아이에게 내 이야기는 하지 마. 난 만날 자격조차 없으니까.”
그는 잠시 망설이다 말을 이었다.
“이번에 귀국한 건 부모님을 해외로 모시러 온 거야. 아마 이번이 마지막 귀국일지도 몰라.”
“그런데 떠나기 전에 네게 꼭 말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이렇게 연락했어.”
도도희는 말했다.
“무슨 얘긴데?”
이도하는 두 손을 맞잡고, 어떻게 말을 꺼낼지 고민하듯 고개를 숙였다.
“도도희, 20년 전 내가 갑자기 떠난 건 네 아버지가 날 찾아왔기 때문이야.”
도도희는 깜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뭐라고?”
“네 아버지가 날 찾아와서, 해외로 떠나라고 돈을 줬어.”
이도하는 고개를 떨구며, 미안함에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 당시 나는 전액 장학금을 받지 못해서 집안 형편으론 해외 유학을 갈 수 없었어.”
“결국 그 돈의 유혹에 넘어갔지. 미안해. 이건 20년간 내 마음을 짓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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