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2화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온 강시언은 넓은 거실의 어둠과 고요 속에 발을 들였다. 거실에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빛이 커다란 통유리창을 통해 바닥에 옅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는 조명을 켜고 셔츠의 단추를 풀며 담배를 들고 발코니로 나갔다. 발코니의 라탄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한쪽 팔을 의자 팔걸이에 느긋하게 걸친 채 어두운 밤 풍경을 바라보았다.
시언의 손가락 끝에서 담배 불빛이 희미하게 깜빡였고, 어두운 조명 속에서 남자의 차가운 분위기는 더욱 서늘하고 날카롭게 느껴졌다.
잠시 후, 휴대폰 알림 소리가 울리자, 그는 컴퓨터를 열어 화상 회의를 시작했다.
시야는 온두리 지역의 몇 가지 상황을 보고했다. 그러나 시언은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히 대답만 할 뿐이었다.
시야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속으로 의아해했다. 그는 최근 문제를 일으킨 노도 일행의 부하 몇 명을 체포했고, 은신처 하나를 철저히 파괴했다.
이 정도면 칭찬받을 만한 일이었는데, 시언은 조금도 기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시야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
[진언님! 혹시 또 강아심 씨와 다투신 겁니까?]
시야는 설날 무렵, 자신이 시언의 연애를 방해한 일을 뒤늦게 알고는 몹시 불안해했었다.
당시 아심은 남자 친구를 만난 상태였고, 그 일로 시언이 몇 날 며칠 동안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번에도 같은 일이 벌어진 걸까 싶었다. 그의 질문이 끝나자, 화면 속에 있던 시경과 시온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그러나 시언의 얼굴은 한층 더 차갑고 어두워졌다.
“다른 보고할 내용은 없나?”
그의 목소리에는 억누를 수 없는 냉기가 서려 있었다.
시야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이 화상 통화로 안전한 거리에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시경은 시야에게 조용히 입을 닫으라는 눈빛을 보내며 시언에게 보고했다.
[요청하신 자료는 오늘 이미 전달했습니다.]
시언은 짧게 대답했다.
“알겠어.”
시경은 이어서 말했다.
[몇 가지 세부 사항은 직접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
회의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