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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8화

승현은 양재아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솔직히 말했다. “감정은 결국 느낌의 문제예요. 아마 내가 강아심을 먼저 만나서 선입견이 생겼을 거고요.” 재아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 동작에 따라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재아는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승현 씨, 푹 쉬세요. 저는 먼저 가볼게요.” “내가 한 말은 꼭 지킬게요. 재아 씨가 필요로 하는 건 무엇이든 내가 최선을 다해 보상할게요.” 재아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는 부족한 게 없어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그냥 그날 밤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할게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병실을 떠났다. 병실 밖으로 나온 재아는 눈물을 닦고 표정을 다잡았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어두운 기운이 감돌았다. ‘이대로 끝낼 순 없어.’ 재아는 이를 악물었다. ... 그 후로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심은 강시언을 보지 못했다. 시언은 중간중간 도씨 저택을 방문해 강재석과 점심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 떠나곤 했다. 하지만, 아심과는 마주치지 않았다. 아심에게는 그가 오든 가든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시언은 원래 자신의 일정을 굳이 그녀에게 알리지 않았고, 아심도 이미 다시 떠났겠다고 생각하며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승현은 이미 퇴원했다. 아심은 그와 두어 번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았을 뿐, 병원에 다시 가지 않았다. 아심은 낮에는 일에 몰두했고, 밤에는 도경수와 그림을 배우며, 자기 전에 도도희와 이야기를 나눈 뒤 방으로 돌아가 잠들었다. 가족과 함께하는 생활은 혼자였던 시절과 완전히 달랐다. 이날은 일찍 퇴근해 저녁 무렵에, 집에 도착했다. 아심이 정원을 지나던 중, 도경수가 한 그루의 나무 아래서 잡초를 뽑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녀는 다가가며 말했다. “할아버지, 제가 도와드릴게요!” 도경수는 기뻐하며 말했다. “오늘은 일찍 끝났구나.” 아심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네, 내일이 토요일이라 일찍 퇴근하고 싶었어요.” 도경수는 아심을 말리며 말했다. “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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