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6화
아심은 시언의 굳은 옆모습을 바라보다가 살짝 눈길을 돌리고는 차에서 내렸다. 두 사람은 함께 건물을 올라가, 오형서와 약속한 방 앞에 도착했다.
아심이 문을 두드린 뒤 안으로 들어서자, 방 안은 희미한 조명이 깔려 있었고, 안쪽에는 다섯에서 여섯 명이 앉아 있었다.
그 중 아심의 시선은 단번에 가장 안쪽에 앉아 있는 지아윤을 향했다.
아윤은 형서, 그리고 낮에 정아현을 모욕했던 이승협과 백현우와 함께 있었다. 그 외에도 남성 세 명이 더 있었다.
그들은 소파에 앉아 아심과 시언을 마치 포위라도 하듯 날카로운 시선으로 쏘아보고 있었다. 아심이 남자를 데리고 온 것을 본 아윤은 전혀 당황하지 않은 채 옆 사람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 눈짓을 받은 사람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문 옆에 섰다. 분위기는 한껏 거만하고 위협적이었다. 마치 아심이 이곳에서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는 암시처럼.
아윤은 차가운 웃음을 띠며 입을 열었다.
“강아심 씨, 진짜 오다니, 무지한 거예요? 아니면 정말 멍청한 거예요?”
그러자 아심은 담담하게 물었다.
“나한테 이렇게 하는 이유가 할머니의 유언 때문인가요? 하지만 유언은 내가 이미 포기했잖아요.”
아윤은 화난 듯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당신이 포기하긴 했지. 그런데 결국 그 모든 게 내 사촌오빠 손에 들어갔잖아요. 이건 둘이 짜고 친 고스톱이죠?”
“그렇지 않았으면 적어도 우리 집이 절반은 가졌을 텐데!”
아심은 고요한 눈빛으로 말했다.
“어른의 재산은 그 어른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는 거예요. 그건 할머니의 권리였어요.”
“만약 당신이 할머니께 조금이라도 효심을 더 보였더라면, 한 푼도 못 받는 일은 없었을 거고요.”
아윤은 조롱하듯 비웃으며 말했다.
“어머, 몇 명의 남자들에게 받들려 다니더니 이제는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줄 아는 건가요? 우리 집 일까지 신경 쓰고 말이예요? 어딜 감히 주제넘게!”
아심은 술잔을 들고 아심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오늘 내가 당신을 가르치려고 온 건 단순히 할머니의 재산 때문이 아니야. 양재아 때문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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