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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0화

임구택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고, 얇은 입술이 일자로 굳어졌다. “무슨 뜻이지?” 남궁민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사장님은 분명히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을 거예요. 그저 소희를 놓아주기만 하신다면, 조건이 무엇이든 말씀하세요. 제가 무조건 받아들일게요.” 구택은 자리에서 일어나 남궁민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할게요. 당신이 소희를 배신했던 일에 대해 나는 영원히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다만 소희가 널 친구로 생각하고 있기에, 나 역시 소희와 똑같이 너를 친구로 대하는 거예요.” “네가 결혼식에 와서 진심으로 축복해 주겠다면 환영하겠지만, 다른 의도가 있다면 미리 말해 두지. 강성이든 삼각주든, 어디든 내 말이 통하는 곳이니.” 남궁민은 일어나 구택과 비슷한 키로 그를 응시했다. 그의 눈빛에도 결연한 기운이 담겨 있었다. “자신의 강함을 내세워 여자를 옭아매는 것뿐이라면, 그게 이디야의 수준인가 보군요.” 그 말을 남긴 채 남궁민이 먼저 걸어 나갔고, 구택은 순간 당황했다. 이게 다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남궁 가문에서 후계자를 정할 때는 정말 지능 검사를 안 하는 건가? ... 그가 다시 방으로 돌아왔을 때, 전채 요리가 이미 나와 있었다. 세 사람은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묘했다. 그나마 소희가 아까 미리 경고해 둔 덕분에 큰 언쟁은 벌어지지 않았다. 식사 중간, 남궁민은 한참을 떠들며 C국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지 칭찬을 늘어놓았다. 그는 어렸을 적 외할머니가 자주 C국 음식을 만들어 주셨다며 자신은 C국 음식을 먹고 자란 셈이라고 덧붙였다. 구택이 냉정한 얼굴로 말했다. “남궁민 씨의 약혼녀가 Y국 사람이라던데, 앞으로는 Y국 음식을 더 즐기게 되겠군요.” 남궁민이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다. “저와 린다는 이미 파혼해서요.” 구택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지만 내가 아는 바로는, 당신 아버지가 다시 선택한 약혼녀도 Y국 황실의 사람이라던데요.” 남궁민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그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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