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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강희진은 태연한 얼굴빛을 지었다. “속히 말해 보아라.” 강원주는 싫증 난 듯 재촉하였다. “추렵 당일, 제가 은밀히 큰아씨를 모시고 나설 수 있사오리다. 궐문을 벗어나시거든 아씨께서 기회를 보아 정승댁으로 환궁하시면 옳으리다. 만일 저를 믿지 못하실 바엔 탈을 쓰고 정승님을 따라 사냥터로 향하시는 편이 나을 듯하옵니다. 저의 팔상처는 큰아씨께서 주신 신약과 폐하께서 하사하신 어의 덕분에 속히 아물 듯하나이다.” 강희진은 천천히 마음속 꾸며둔 계책을 차분히 풀어냈다. “숙빈 세력이 날로 커져만 가니 혹여 큰아씨가 뒤처질까 조심스럽사옵니다. 아씨께 누가 될까 염려되어 이번 추렵 참가를 간청한 지 이미 오래옵고, 팔에 상처까지 입어야 허락을 받았사오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큰아씨는 정승댁의 귀한 적녀시요, 폐하께서 가장 총애하시는 화비 마마이시니. 소첩은 다만 큰아씨 휘하에서 기어사는 미물에 불과함을 알고 있사옵니다.” 강원주가 들고 싶은 말을 정확히 짚어내어 꺼내놓았다. 과연 뒤의 말을 들은 강원주 얼굴에 만족스러운 빛이 떠올랐다. “그 정도 알아주면 되는 거다.” 비웃는 어조로 말을 던지며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쇤네도 이 방도가 옳다 생각하옵니다.” 춘희가 잠시 머뭇거리며 조심스레 대답했다. “마마는 천금 지체이시니 어느 잡것이 감히 마마 자리를 넘보리까. 그 잡년이 감히 엄두라도 내보랴.” 춘희 말에 뒤에 있던 세 몸종이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네 말대로 하도록 하라.” 강원주는 즉시 허락을 내렸다. “다만 사냥터에는 백관이 운집할 터이니 네가 조심해야 할 거야. 시골 내음 풍기는 그 꼴을 감추고 나에게 망신을 끼치지 말거라. 만일 일을 그르치면 다시는 네 어미 보호해줄 수 없을 거야. 이미 허약한 몸인데 다시 매질이라도 당하면 살아남을 수나 있을까?” 차가운 웃음띠를 머금으며 강희진을 협박했다. 강희진의 어미를 등에 업는 것이 유효함을 깨달은 듯 요즘 자주 꺼내는 말이었다. 강희진은 표정 하나 변치 않았으나 가슴속으로는 한 자 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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