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춘희, 그녀를 방으로 데려가서 약을 바르거라. 아버지께서 주신 그 병으로. 서둘러라.”
시간을 지체하면 더 이상 구할 수 없을지 두려워한 강원주는 서둘러 춘희에게 명했다.
“감사하옵니다, 큰아씨”
강희진은 떨리는 몸으로 일어나니 심히 상심한 모습이었다.
“아씨, 쇤네는 정말로...”
“아직도 변명하느냐?”
강원주는 하선에게 고성을 냈다.
강희진 말 대로, 하선은 단지 하인이었을 뿐, 그녀를 복수하기 위해 이렇게 큰 대가를 치를 이유가 없었다.
“쇤네는 변명하지 않았습니다.”
하선은 여전히 고개를 저으며, 입을 놀려 강희진이 자신을 모함했다고 읍소했지만, 꼭두까지 화가 난 강원주는 더 이상 말하기를 싫어하며, 당장 그녀를 끌어내 곤장을 치도록 했다.
“아씨, 서른 대를 치면 하선이 목숨을 잃을 것입니다.”
추연이가 하선 곁에 무릎을 꿇고 사정했다.
“그렇습니다. 아씨. 하선은 어릴적부터 아씨 곁에서 지냈으니, 아씨께서도 하선이 성품을 잘 아실텐데요. 여태 아씨께 충성을 다해 섬겨왔는데, 오늘의 일은 하선이가 충심에서 실수를 한 거라, 제발 아가씨께서 선처해 주시기만 비나이다.”
동월도 따라 꿇으며 말했다.
이때 강원주는 강희진의 얼굴만을 생각하며 하선에게는 오로지 분노만이 남아 있었다.
“너희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각자 서른 대씩 함께 벌을 받도록 하라!”
강원주가 지금 억수로 화가 난 상태임을 알아차린 추연과 동월은 그제야 입을 다물고 더 이상 말하지 못했다.
밖에서는 까마귀 울음소리가 끊임 없었다.
방 안에서, 춘희는 금창약을 강희진에게 툭 던져주고는 이내 자리를 떴다.
상처는 여전히 피를 흘리고 있었고, 강희진은 거울 앞에 앉아 깨끗한 손수건으로 피를 조금씩 닦아내며 조심스럽게 약을 바르고 있었다.
살갗이 약에 자극을 받아 따끔거렸다. 그러나 강희진은 마치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자해를 통해 하선이 서른 대를 맞게 한 이 거래는 정말로 가치가 없었지만 어쩔 수는 없었다. 그녀는 지금 권력도 없고 세력도 없어, 자신의 분풀이를 위해서는 더 큰 대가를 치러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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