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두 몸종이 강희진을 침상에서 억지로 끌어내리자 그녀는 바닥에 힘없이 쓰러졌다.
강원주는 부드러운 의자에 느긋하게 기대어 있었다. 몸을 비스듬히 기댄 채, 조롱 가득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내 귀한 동생, 손재주 하나는 참 좋구나. 한 번 나서기만 했을 뿐인데 폐하의 사랑을 독차지하다니.”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강희진은 몸을 떨었다.
강원주는 더 말하려는데 옆에서 다가온 몸종이 귀띔하듯 말을 건네며 손에 청첩장을 올려놓았다.
순간, 강원주의 눈이 번뜩였다.
“이 천한 년! 지난번 일도 아직 정리하지 못했는데!”
바닥에 엎드려 있는 강희진을 내려다보던 그녀는 조소를 지었다.
폐하가 광명전을 떠나자마자 청첩장이 들어왔다는 건 누군가 철저히 계산한 타이밍이라는 뜻이었다.
초월도 눈치가 빠른 편이었다. 강원주의 얼굴이 굳어지는 걸 보고 급히 다가가 물었다.
그러나 강희진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듣고 있었기에 무슨 말이 오가는지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었다. 차라리 조용히 엎드려 기력을 보충하는 게 나았다.
잠시 후, 초월이 돌아와 그녀에게 전했다.
“숙빈마마께서 최근 폐하의 총애를 받으셨는데 오늘 후궁들을 초대하셨습니다. 화비마마께서 몸이 편찮으시니 아가씨께서 대신 가셔야 한다고 합니다.”
강희진은 천천히 강원주를 바라보았다.
강원주는 대좌에 떡하니 앉아 여유롭게 차를 두어 모금 마시고 있었다. 도무지 몸이 불편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며칠 전 두 사람이 날을 세웠던 일을 떠올리자 강희진은 즉시 상황을 파악했다.
이건 명백히 자신을 방패로 내세우려는 계략이었다.
양기연이라는 ‘재앙’을 대신 떠맡게 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번 일로 이미 양기연의 경계를 불러일으킨 터라 이번엔 더욱 조심해야 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강원주의 옷을 갖춰 입었다.
엄숙하고 기품 있는 궁중 복식도 강원주의 몸에 걸치면 자연스레 요염한 기운이 배어 나왔다.
강원주는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흘깃 보더니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역시 천한 년이 낳은 자식은 다르군. 무슨 옷을 입어도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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