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강희진은 선우진의 뜨겁게 달아오른 체온을 온몸으로 느꼈다. 누가 보기엔 요사스럽게 보일지 몰라도, 본디 그녀는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처자에 불과했다. 어찌 부끄러움을 피할 수 있단 말인가.
평소에 그런 서책조차 제대로 본 적 없는 터라 막상 일이 닥치자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허둥댔다.
“왜 그러느냐?”
선우진의 입꼬리에 묘한 웃음이 걸렸다. 그는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대고 낮게 속삭이며 살며시 비볐다.
그 자극에 강희진의 얼굴은 금세 붉게 물들었고 그 모습이 선우진의 눈에는 더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폐하...”
강희진은 수줍은 숨소리와 함께 낮게 속삭였다. 끈적하게 흘러나오는 그 목소리는 귀를 간질이는 듯 매혹적이었다.
강희진은 얼굴 가득 수줍음을 머금은 채 전생의 기억을 떠올리며 어떻게든 ‘경험’을 끌어내어 버텨보려 했다.
그러나 그녀가 도통 움직임이 없자 선우진은 점차 조급해졌다.
입에서 나오는 말마저 짓궂기 짝이 없었다.
“어찌 된 일이냐? 이 시각에 와서 부끄러워하다니. 온탕에서든, 후원에서든, 그동안 낯빛 하나 바뀌는 일 없던 네가 말이다. 난 화비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줄 알았는데?”
그 말에 강희진은 다시금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부끄러워 고개도 들 수 없었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지금쯤 선우진의 얼굴에는 특유의 짓궂은 웃음이 서려 있다는 것을.
저 손은 평소 붓을 잡아 묵향 가득한 글을 쓰거나 옥새를 들고 조서에 인을 찍는 손.
그런 손이 지금 이처럼 낯선 일을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녀의 얼굴은 더욱 달아올랐다.
선우진은 부끄러워하는 그녀의 표정에 자극을 받았는지 흐읍, 숨을 들이켰고 그 소리에 강희진은 깜짝 놀라 몸을 움찔했다.
“폐하... 괜찮으시옵니까?”
그녀가 다가와 묻는 목소리는 마치 작은 짐승처럼 조심스러웠고 그 모습이 오히려 선우진의 마음을 더 간지럽게 만들었다.
“보아하니, 화비 넌 이 일을 제법 잘 아는 듯하구나. 그렇다면 굳이 짐이 가르칠 필요는 없겠지. 오늘은 네가 짐을 이끌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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