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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윤선미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감격해서 곽동우를 힐끗 보고는 모자한테 말했다. "도련님, 저한테 양생 처방이 있어요, 효과가 어떨지는 모르겠는데 혹시 해보실래요?" "네!" 손하준이 단호하게 소리쳤다! 손 사모님은 한숨을 쉬었다. '또 소용없는 양생 처방이네,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모르겠어.' "우리 연락처 추가하죠, 조금 이따 보내줄게요." 윤선미가 휴대폰을 꺼냈고 손하준은 얼른 추가해서 "선녀"라고 저장했다. 윤선미는 기다란 양생 처방을 손하준한테 보냈고 주의 사항도 당부했다. 손하준은 그걸 보배로 생각했고 손 사모님이 말리지만 않았으면 바로 윤선미한테 4억을 주고 싶었다. "고마워요! 제가 나으면 꼭 제대로 인사할게요." "이 처방을 책에서 본 거라 소용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한 번 해보세요." 그녀는 손하준을 고쳐주고 싶었지만 곽동우가 난감한 건 싫었다. '해성의 의사는 이런 병도 못 고치는 거야?' 손하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휴대폰을 들고 흐뭇해하며 떠났다. 문을 나서자 손 사모님은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 "바보야, 책에서 본 것도 믿는 거야? 다음에 약 잘못 먹어서 병원 가게 되면 내 탓 하지 마!" 그녀는 윤선미가 대단하다는 걸 믿지 않았고 지난번에는 우연히 자기 아들을 구했다고 생각했다. "먹고 죽어도 좋아! 엄마, 내가 희망이라도 가지게 해줘." 그도 마음 깊은 곳에서 윤선미가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희망이라도 갖고 싶은 것이었다. ... 거실에서 곽동우는 수심이 깊은 눈으로 웃는 듯 아닌 듯 그녀를 계속 빤히 쳐다보았다. 윤선미는 부담을 무릅쓰고 연신 해명했다. "약 처방이 효력이 늦어서 오랫동안 복용해야 해요, 많이 폭로하지 않았고, 당신도 고치라고 동의했잖아요." 그가 그녀의 손바닥에 쓴 글씨가 바로 "치료해"였다. 손하준이 완전히 나아지면 곽동우도 일어설 수 있었기에 이혼할 것이고 그러면 숨길 필요가 없었다. "네가 그런 병도 고칠 수 있다는 게 궁금해서 그래."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윤선미는 손으로 치마를 꽉 잡았는데 머뭇거리는 그 모습에 곽동우는 더 궁금해져 휠체어를 조절해 그녀한테 더 가까이 갔다. 윤선미는 귀가 빨개진 채로 뒷걸음쳤다. "곽 선생님, 그건 걱정 마세요. 요즘 마시는 한약에 신장에 좋은 약재를 많이 넣었어요. 남자들이...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 알아요." 곽동우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 '그러니까 내 약에 문제가 있는 거네?' 곽동우는 오른손을 내밀어 카리스마 있게 그녀의 손목을 잡아 그녀를 끌어당겼다. "남자한테 그런 쪽 일을 많이 들었나 봐?" 그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 "누가 나한테 그런 약재를 넣으라고 했어? 혈기가 너무 왕성한 남자가 무슨 짓을 할 수 있는지 알아?" 그는 주욱이 한 말 때문에 자기가 장소 불문하고 욕구가 왕성해진 줄 알았다. 그는 마음속으로 자신이 자제력이 부족하다고 질타했었는데 약을 먹였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녀는 아주 대담해서 그의 "성기능 쇠약증"까지 치료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강제로 그와 가까워진 윤선미는 심장이 쿵쾅거렸고 볼이 새빨개졌다. "난... 난 의사에요! 이런 일은 아주 정상적인 거라고요!" 윤선미는 그의 손가락을 집어 들었지만 그의 수심이 깊은 눈을 마주하지 못하고 당황해서 말했다. "주방에 가서 약 끓여올게요." 그녀의 발걸음도 아주 다급했다. 곽동우는 심호흡하고 화를 참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애랑 따져서 뭐 하겠어!' 하지만 그녀가 한 말이 마음에 걸렸다. 그녀가 말한 "정상적인 일"을 누구한테 했었는지 궁금해 났다. 윤선미는 주방에 숨어 호흡이 제대로 돌아와서야 약재들을 약탕기에 넣고는 한참 망설이다가 다시 약재를 집어 들었다. 그녀는 의자를 가져와 두 손으로 턱을 괴고 주방을 지키고 있었다. 그녀는 곽동우가 자존심이 강해서 체면을 잃은 것 같아 반응이 컸다고 생각했다. '성 할아버지가 남자는 그런 병에 걸리면 쉽게 분노한다고 했어, 의사가 많이 양해해야 한다고 했어.' 주머니에서 윙윙하는 진동 소리가 울리자 윤선미는 휴대폰을 꺼내 보았는데 단톡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대화하고 있는 것이었다. 누군가 그녀한테 모임에 참석할지 물어보았다. "모임 장소는 산해연이야, 비용은 내가 다 부담할 거야. 모두 날 봐서라도 다 와야 해." 진욱이 모두한테 말했다. "산해연! 그건 해성에서 제일 예약하기 힘든 호텔이야, 진욱아, 너 정말 통쾌하네! 윤선미가 분명 오겠지?" "진욱의 가문은 돈이 많고 권력도 컸기에 졸업하자마자 가업을 물려받았잖아. 우린 이렇게 일자리를 구하는데, 정말 부러워." 윤선미는 대충 보고는 화면을 끄려고 했는데 대학교 룸메이트 연수민이 그녀한테 개인톡이 왔다. "선미야, 이건 정말 놓치면 안 되는 모임이야. 이번 학기가 끝나면 다들 흩어질 거고 모일 수 없을 거야, 너 올 거지?" 윤선미는 잠깐 망설이다가 답했다. "갈게." 그녀는 휴대폰을 옆에 놓고 약탕자를 한 시간 동안 빤히 보며 끓여서야 그릇에 담았다. 곽동우는 안방의 베란다에서 책을 보며 햇볕을 쬐고 있었는데 눈을 떨구고 있는 게 아주 멋있고 섹시했다. "약 다 달였어요." 윤선미가 약을 들고 그의 곁에 가자 은은한 쓴맛이 공기에 가득 풍겼다. 곽동우는 그녀를 힐끗 보고는 책을 닫고 말했다. "약 넣었어?" "네." 그녀는 마치 잘못을 저지른 어린애처럼 고개를 숙였다. 곽동우는 갑자기 웃더니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약을 들고 단숨에 마셔버렸다. "아까는 미안했어." 곽동우는 잘못이 있으면 바로 고쳤다. '의사 선생님이 약하다고 하면 약한 거지.' 윤선미는 그를 한참 보더니 입꼬리가 올라가서 입을 열었다. "곽 선생님, 당신은 내가 본 중에서 제일 말 잘 듣는 환자예요. 보상으로 날 대신해서 이걸 성월 재단에 후원해 주세요." 그녀는 2억짜리 수표를 꺼내 곽동우의 손에 놓았다. 아직 봄의 끝자락이라 날씨가 추웠기에 그녀는 하얀색 스웨터를 입고 긴 생머리를 하고 맑은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선생님인 걸 알았어요." 그는 그녀의 생명의 빛이었고 성월 재단의 창시인이었고 그녀가 학교를 그만두지 않게 한 은인이었다. 그녀가 약을 끓일 때 전 아줌마한테 물어봤었다. "보답하려고?" 그는 머뭇거리다가 물었다. 아마 약을 먹어서인지 아니면 약 효과가 너무 좋아서인지 그런 맑은 눈빛을 보자 그는 단순한 따듯한 온정을 느꼈고 또 성인 남자로서의 욕구가 생겼다. "물론이죠, 무조건 일어서게 할 겁니다." 윤선미는 남자의 말뜻을 눈치채지 못했다. 곽동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환자인데, 손하준은 네 연락처를 추가했는데,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참." 윤선미는 휴대폰을 꺼냈다. "며칠 뒤에 동창 모임에 참석할 겁니다, 무슨 일 있으면 연락주세요." 곽동우는 눈치 빠르게 그녀의 휴대폰에 있는 읽지 않은 메시지들이 가득한 걸 보았다. '인기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네.' "그래." 그는 친구를 추가했고 그녀가 자기를 뭐라고 저장했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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