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장
소운하가는 그 말을 마치더니 진가희를 힐끔 바라봤다. "가희가 참 예뻐, 할머니께서도 너무 마음에 들어하고."
그때 진영순도 가세했다. "도훈이 너 이 녀석, 왜 진작 가희를 데리고 오지 않은 거야?"
거실 분위기는 나름 좋았다, 하도훈이 상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가 다시 진가희를 보니 그녀는 하도훈 앞으로 다가와 섰다.
조용한 그 얼굴을 보니 아무 일도 없는 것 같아 하도훈은 진영순의 말에 대답했다. "가희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요, 저랑 이나도 가희 데리고 올 시간이 없었는데 오늘 이렇게 봤으니 잘됐네요."
진영순은 진이나의 이름을 듣자마자 조금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 말이 맞다."
반 시간 뒤, 하도훈은 진가희를 데리고 저택을 나섰다. 목적을 달성한 소운하도 그런 두 사람을 막지 않았다. 그랬기에 다급하게 진가희를 데리고 가려는 하도훈을 보고도 아무 말하지 않았다.
진가희는 하도훈의 차에 오르고 나서도 방금전의 상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하도훈은 진가희를 찾으러 본가로 온 것이었기에 기사 없이 혼자 운전했다.
그때, 운전하던 그가 진가희를 보며 물었다. "너한테 뭐 한 거 아니지?"
하도훈이 미간을 찌푸린 채 걱정하듯 진가희를 바라봤다.
진가희는 무릎 위에 손을 올려놓고 진영순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떨리는 손을 감추며 말했다. "아니."
짤막한 대답을 내놓았던 그녀가
다시 말했다. "사모님이랑 어르신 다 너무 잘해주셨어."
하도훈은 이상한 기운을 감지해 내지 못했다. 방금 전, 진가희는 하도훈이 금방 도착했을 때, 조금 당황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 것 말곤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았다.
"다음에 이런 일 있으면 제일 먼저 나한테 전화해."
하도훈은 진가희가 놀랐을까 봐 걱정했다. 하씨 집안 같은 곳은 그녀에게 그다지 친절하지 않았다.
"응, 알았어. 다음에는 그렇게 할게." 진가희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대답을 들은 하도훈이 다시 앞을 주시하며 운전에 집중했다.
한편, 팰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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