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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장

“하도훈?” 뜻밖이라는 생각에 허지연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하도훈 씨?” “응.” “세상에.” 허지연은 깜짝 놀라며 웃었다. “난 또 누구라고, 하도훈 씨였어? 그럼 그의 차를 타고 오는 게 정상 아니야? 뭐야, 해프닝이잖아. 내가 바로 휴대폰 게시판으로 해명할게.” 허지연이 휴대폰을 들자 가희가 허지연의 손을 덥석 잡았다. “지연아.” 가희는 조금 흥분한듯싶었다. 허지연은 그녀가 왜 말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가희는 목구멍으로 겨우 한마디 내뱉었다. “하지 마! 지연아, 아무 일도 없어, 그냥 떠들게 놔둬, 어차피 진실도 아니잖아.” 가희는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몰랐지만 위험지대에 서 있는 것만 같았다. 한 걸음만 내디디면 재난이 그녀를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가희, 너 뭐야? 이런 걸 명확히 하지 않으면 너에게 좋을 게 없어.” 가희가 애원했다. “정말 아니야, 지연아, 내가 부탁할게. 난 일이 점점 커지게 하고 싶지 않아.” 허지연은 어이가 없었다. 가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한참이 지나서야 한마디 했다. “이 일은 네 말에 따를 수밖에 없어.” 허지연의 말에 마음을 다잡은 가희는 나지막이 한마디 했다. “가자.” 허지연은 여전히 좀 못마땅해서 가만히 서 있었다. 주위의 이상한 시선이 아직 가시지 않았고 가희는 그녀를 잡아당기며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가자.” 허지연은 그렇게 가희에게 끌려갔다. 그러나 상황은 가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길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것은 물론, 교실에 가서도 그녀를 향한 눈빛은 여전했다. 가희는 쏟아지는 시선 하나하나가 독한 채찍처럼 느껴졌다. 나지막한 의논소리가 들려왔다. “쟤야, 쟤 맞지?” “그런 것 같은데, 사진이랑 똑같지 않아?” 그 작은 의논 소리가 그녀를 파묻었다. 허지연은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거 진짜 아니야. 사진이 몇 장 갖고 함부로 넘겨짚지 마!” 하지만 아무도 허지연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의 상상을 더 믿고 싶었다. 그날 가희는 자신이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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