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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장

"그럼 멀리 안 나가겠습니다." 하도훈이 짤막하게 한마디 내뱉었다. 그 말을 소운하가 웃더니 병실을 나섰다. 소운하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멀어졌고 하도훈은 침대 위에 무력하게 앉아있던 진가희에게 다가가 말했다. "좀 쉬어." 진가희는 아직도 입덧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기에 하도훈의 말에 대답하곤 침대에 누웠고 하도훈은 침대 옆에 있던 의자에 앉아 그녀의 곁을 지켰다. 진가희는 이불을 안은 채 눈을 감았다. 하도훈은 휴대폰을 손에 꼭 잡고 침대 위에 웅크리고 누운 이를 바라봤다. 진가희는 침대에 누웠지만 사실 전혀 잠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병실 안의 모든 것을 다 들을 수 있었다. 손으로는 품에 안은 이불을 계속 잡아당겼다. 하도훈은 잠든 척하는 진가희를 굳이 들추어내지 않고 그저 조용히 침대 옆에 앉아 그녀에게 시간을 줬다. 그렇게 하룻밤이 지나가 이튿날 아침이 되었을 때, 진가희가 깨어나 보니 진영순이 이미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진가희는 진영순의 얼굴을 보자마자 반응하지 못하고 멍청하게 그녀를 바라봤다. 순간, 자신이 어디에 있는 건지 분간이 잘 가지 않아 연신 뒤로 물러났다. 진영순은 그런 진가희를 보곤 자신이 그녀를 놀라게 했다고 생각하고 얼른 말했다. "가희야, 왜 그래. 나 할미다, 내가 놀라게 한 거야?" 진가희는 침대 위에서 한참을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 그리고 뒤늦게 진영순이 왜 여기에 있는 건지 알아차리고 한시름 놓았다. "제, 제가 금방 일어나서 조금 놀랐어요. 죄송합니다, 할머니." 진영순이 웃으며 그런 진가희를 다독이고 있을 때, 하도훈이 병실로 들어왔다. 그도 진영순을 보곤 놀라서 물었다. "할머니께서 여기에는 어떻게 오셨어요?" 하도훈은 이제 방금 나갔다 온 것이었다. 그러자 하도훈의 말을 들은 진영순이 웃었다. "내 증손주가 생겼다는데 당연히 와야지. 이따 네 아빠도 가희 보러 올 거다." 이 아이는 하씨 집안에게 있어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기쁜 소식이었다. "제가 아버지한테 연락해서 안 오셔도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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