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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장

"없어." 진가희가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때 기사가 하도훈에게 물었다. "대표님, 병원으로 갈까요?" 하도훈은 진가희는 잠시 내버려두고 기사에게 말했다. "병원으로 가." 병원에 도착한 뒤, 하도훈이 침대 옆에 서서 의사가 진가희를 검사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아랫배 피부가 약하고 옷이랑 붙어있어서 조금 더 아픈 거예요,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른 상처는 없는 거죠?" "네, 저희가 다 살펴봤는데 없었어요." 그때 하도훈 옆에 있던 비서가 물었다. "그럼 시험관 하는데 영향이 있을까요?" 그 말을 들은 하도훈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비서를 바라봤다. 비서는 순간 자신이 말이 너무 많았음을 알아차리고 입을 다물었다. 하도훈은 시험관에 영향을 끼칠까 봐 진가희를 병원으로 데리고 온 것이다. "피부 상처라 시험관 준비 중이시라면 조금 휴식을 가진 뒤에 하시면 됩니다." 의사가 비서의 말에 대답했다. 하도훈은 비서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의사에게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말을 들은 의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병실에서 나갔다. 하도훈은 비서까지 내보내고 난 뒤에야 다시 상처가 난 이유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마치 방금 전의 화제는 얘기한 적도 없다는 듯이. 진가희는 얼굴을 돌린 채 그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도훈이 몇 분 기다리자 진가희가 드디어 한마디 했다. "물컵이 넘어져서 데인 거야." "누가 넘어뜨린 건데?" 하도훈이 계속해서 물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도 예전 같지 않고 꽤 부드러워졌다. 그는 진가희의 대답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연이랑 밥 먹으러 갔는데 허운현이 소개팅하고 있는 걸 봤어, 그리고 허운현이랑 소개팅하던 여자가 조심하지 않아서 물컵을 내 쪽으로 쏟은 거야." 진가희가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 진가희의 그 말을 들은 하도훈이 눈썹을 치켜떴다. "허운현 소개팅녀가?" 진가희의 안색은 담담했다. 하도훈은 진가희의 말을 듣더니 다시 말했다. "꽤 긴 이야기 같네." 진가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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