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장
하도훈은 그 선생님의 말씀을 듣더니 무언가를 회억하듯 테이블 위의 술잔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 “참 오래된 일이네요.”
그 선생님은 계속해서 말했다. “아마 가희 씨의 피아노 솜씨도 언니 못지않게 훌륭할 거예요.”
가희는 피아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그녀는 예술을 그다지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집에서 항상 조용한 그림자로 있었지만 오늘 이렇게 칭찬을 받으니 가희는 어색했다.
가희는 오늘 그녀가 칭찬을 받은 것은 모두 언니 진이나 때문임을 알고 있었다.
진이나를 둘러싸고 가희를 칭찬하려고 할 무렵
하도훈은 담담한 눈빛으로 그들의 말을 가로챘다. “가희는 진이나 동생이나 피아노를 잘 치지 못하니 강요하지 마세요. 사람마다 장점이 따로 있어요.”
선생님들은 하도훈의 안색을 보더니 대뜸 눈치를 채고는 모두 말을 거두었다.
하도훈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이내 화제를 돌렸다. “이젠 다른 이야기를 합시다.”
가희는 고개를 숙인 채 다리 사이에 놓인 손을 꽉 움켜쥐었다.
선생님들은 무슨 영문인지 모르나 말을 잘못한 것을 알아채고는 더는 가희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는 기부에 관하여 화제를 몰았다. 그제야 분위기가 훨씬 가벼워졌다.
옆에 앉아 몸을 바짝 쪼이고 있던 가희는 원장님과 선생님의 시선과 화제가 자신에게 머물지 않자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긴장했던 어깨를 풀었다.
알 수 없는 열등감이 다시 그녀를 짓눌렀다.
열 시가 되어서야 식사가 끝났다. 가희는 주변 사람에게 말할 기회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중도에 실험실로 갈 수 없었고 하도훈도 언급하지 않았다.
물론 그 후론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조용히 앉아 있었다.
식사가 끝난 후 하도훈은 원장님과 인사를 마친 후 가희를 차에 태웠다.
밤 10시의 바람은 차가웠다. 차에 탄 후 하도훈은 두 눈을 지그시 감으며 의자에 기대에 앉았다.
가희도 조용히 옆에 앉아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이때 옆 사람이 그녀에게 물었다. “요즘 바빠서 오늘도 실험실에 가야 한다더니 왜 가지 않았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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