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장
성승윤은 불빛을 빌려 심자영을 바라보았는데, 몽롱한 달빛 아래로 그녀의 얼굴이 더 예뻐 보였다. 그는 침을 꿀꺽 삼켰고 입꼬리를 올렸다.
"길도 제대로 못 걷네요, 넘어질까 봐 걱정돼서 그래요. 술을 이렇게까지 못 마실 줄 몰랐어요, 알았다면 권하지 않았을 거예요."
전에는 주경민이 그녀한테 엄했기에 심자영을 술집과 같은 곳에 절대 가지 못하게 했다. 가끔 집에서 명절 때에 와인이나 과주같이 도수가 낮은 술을 조금 마시게 했었다.
그래서 오늘 두 잔의 술이 확실히 그녀를 취하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성승윤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괜찮아요, 얼른 가보세요, 저 혼자 괜찮아요."
그러면서 뒤돌아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성승윤의 눈빛에 드리운 어둠을 보지 못했다.
얼마 못 가 성승윤이 일부러 그녀를 발로 걸고는 바로 손을 내밀어 부추겼다.
"안 취하긴요, 제가 안 부추겼으면 넘어질 뻔했어요."
그의 행동이 너무 빨랐기에 심자영은 순간 자신이 돌을 발로 찬 건지 뭔지 구별할 수 없었다.
"감사해요."
그녀는 말하고는 손을 빼려고 했는데 빼지지 않았다.
"너무 어두워요, 가로등도 없고요, 제가 부추겨줄게요, 집에 들어가면 바로 갈게요."
성승윤의 말투는 다정했지만 이상하게 강경한 느낌도 있었다.
"됐어요."
심자영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고 무의식적으로 성승윤한테 거부감이 들었다.
성승윤이 그녀의 팔을 잡은 채로 뭐라 말하고 하려는데, 갑자기 손전등 불빛이 그들을 비췄다.
"왜 이제야 왔어, 이리 와."
익숙한 목소리가 불빛 너머로 들려왔다.
"강도현?"
심자영이 떠보듯 불렀다.
불빛과 사람이 점점 더 가까이 왔고 손전등의 빛이 강도현의 훤칠한 얼굴을 비쳤는데 멋있고도 오만해 보였다.
역시나 그였다.
왜인지 심자영은 갑자기 안도의 숨이 쉬어졌다.
"친구가 데리러 왔어요, 먼저 가보세요, 성 선생님, 데려다줘서 감사해요."
성승윤은 이를 악물고 무표정으로 강도현을 바라보았다. 상대방은 그보다 훨씬 키가 컸고 튼튼했다, 그리고...
성승윤은 손을 놓고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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