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서야 강유리는 정신을 차렸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보니, 주경민이 이미 씻고 나왔고 몇 걸음 앞에 서서는 미간을 찌푸리고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강유리는 무의식적으로 부들거렸고 찔려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민아, 다 씻었네."
"응."
주경민은 고개를 숙였고 역겨움을 참았다.
"무슨 일 있어?"
강유리는 심장이 쿵쾅거려 휴대폰을 꽉 잡고 강제로 진정하게 했다.
"응."
강유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불을 들고 침대에서 내렸다. 그녀는 맨발로 카펫을 밟고는 주경민 곁으로 가서 그의 품에 다가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민아, 우리 곧 약혼할 거야, 오늘 밤 여기 우리 둘만 있어, 내가 날-"
주경민은 움찔했고 그녀한테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는 허리를 숙여 옆에 있는 겉옷을 집어 강유리의 어깨에 걸쳤다.
"시간이 늦었어, 나 해야 할 일도 있어, 일찍 들어가서 쉬어."
주경민은 눈빛에 피곤함이 묻어 있었지만 말투에는 다정함이 묻어 있었기에 강유리는 아무런 이상함도 눈치채지 못했다.
하지만 주경민이 그녀를 밀어내는 행동에 그녀는 경계했고 의심이 들었다.
그녀는 세상에 정말 아무렇지 않아 하는 남자가 있다는 걸 믿지 않았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입었고 유혹하고 있었기에 주경민이 정말 그녀를 좋아한다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강유리는 표기하지 않고 입술을 깨물고는 발꿈치를 들어 주경민한테 입맞춤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주경민이 마침 물건을 가지러 몸을 돌렸고 피하게 되었다.
우연 같지 않았지만 주경민의 행동이 아주 자연스러웠다.
강유리는 주먹을 꽉 잡고는 뒤돌아 주경민을 굴욕스럽고도 억울한 눈빛으로 눈가가 촉촉해서 말했다.
"민아, 난 가끔 네가 날 진짜로 좋아하는지 아닌지 의심이 들어, 왜 내가 다정하게 하려고 해도 계속 싫어하는 거야? 혹시 다른 여자를 좋아하는 거야?"
강유리의 따지는 말에 주경민의 마음에는 불만과 역겨움이 가득했다. 그걸 위해서가 아니라면...
주경민은 깊은숨을 내쉬고는 마음속 깊이 차오르는 냉담함을 누르고,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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