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장 유정이가... 좋아
송정우가 보내준 주소는 헌터바 제일 위층에 있는 VIP룸이었다.
김유정이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짙은 술 냄새와 담배 냄새가 코를 찔렀다.
실내는 생각 밖으로 조용했는데 발걸음 소리마저 소음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안으로 걸어 들어가자, 소파위에 누워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검은 옷차림으로 짙은 빨간색 소파에 기대 누워있었는데 긴 다리는 테이블 위에 보기 좋게 올려져 있었고 윤곽이 분명한 얼굴은 완벽함 그 자체였다.
남자는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는데 자는 건지 깨어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수호 씨.”
이름을 불렀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잠들었나 보네.’
더 가까이 다가가 보니 연수호는 셔츠 단추를 몇 개 풀고 가슴팍을 드러내고 있었다.
김유정은 또다시 화가 났다.
‘이렇게 만취하고서 이런 모양으로 쓰러져 자면 다른 여자가 달려들리라고 하면 어쩌려고.’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오려는 기척이 없어 연수호는 김유정 쪽으로 머리를 획 돌렸다.
그녀와 눈을 마주하자 연수호의 눈 속에서 빛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심플한 하얀색 반팔을 걸쳐 입고 나왔는데 오히려 그녀의 몸매를 더 돋보이게 했고 회색 바지는 길고 흰 다리를 감췄다.
비녀로 대충 말아 올린 머릿밑으로 가늘고 뽀얀 목이 시선을 이끌었고 예쁜 얼굴이 더 빛나는 것 같았다.
“이리 와.”
연수호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피곤함 때문에 더 관능적으로 들렸다.
김유정은 잠깐 넋을 잃었다가 짙은 빛이 맴도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취했다더니?”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는 김유정을 보며 연수호는 기대 앉은 자세로 그녀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까닥 움직였다.
그의 곁으로 다가서자, 손목이 잡히더니 김유정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소파에 넘어졌고 그대로 연수호의 품에 안겼다.
가까이 붙으니 술 냄새가 더 강하게 코끝에 밀려왔다.
‘많이 마셨다는 건 사실인가 보네.’
허리에 무게감이 느껴지더니 연수호가 코알라처럼 달라붙으며 머리를 그녀의 어깨에 묻었다.
“취했어.”
연수호는 응석을 부리는 것처럼 김유정의 목에 머리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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