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장 연수호의 여자
말투는 거칠었고 목소리에는 짜증이 섞여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화가 난 모습이었다.
전화 너머에서 연수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입가에 미소를 살짝 띠었다.
“정 대리한테 물어보니까 오늘 연차를 썼다고 하더라고?”
연수호가 잠깐 시간을 내서 유안 그룹에 갔을 때, 정수진이 그에게 자성 그룹 김유정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알려준 것이었다.
“맞아.”
김유정이 대답했다.
“왜 연차를 썼어?”
연수호가 물었다.
김유정은 대충 대답했다.
“몸이 안 좋아서.”
연수호는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어디가 안 좋은데?”
끊임없는 질문에 김유정은 이미 짜증이 났다. 그녀는 전화를 받은 걸 후회하고 있었다. 김유정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외쳤다.
“어디든 다 아프니까 그만 물어봐!”
그리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방 밖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하예지는 마치 구세주가 온 것처럼 문 쪽으로 뛰어갔다.
하얀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경호원 열 명가량을 데리고 문 앞에 나타났다.
하예지는 그 남자를 보고는 바로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여보, 나 너무 무서웠어.”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는데 한없이 연약한 모습이었다.
그는 경호원들에게 큰 소리로 소리쳤다.
“너희들은 뭐 하는 놈들이야! 당장 저 여자 잡아서 내 앞으로 끌고 와. 혼내줘야겠어!”
경호원들이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김유정이 팔짱을 끼고 천천히 문 쪽으로 다가갔다.
“누굴 혼낸다고요?”
그 남자는 김유정을 보더니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유정 씨?”
하예지는 남자의 품에 몸을 기댄 채 물었다.
“여보, 아는 사람이야?”
연지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김유정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호 씨, 누굴 혼내겠다고요? 만약 이 일이 수호 씨한테까지 알려지면 손해를 보는 건 오히려 지호 씨 쪽 아닌가?”
연지호는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입을 꽉 다문 채로 하예지에게 향해 물었다.
“무슨 일이야?”
하예지는 급히 울먹이며 말했다.
“이 여자 내가 문을 열자마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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