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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장 연수호와 허제인의 혼담

김유정의 코끝과 눈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연수호는 웃으며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 “이제야 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알겠어?” 몇 가지 기억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자 김유정은 심장이 세게 조여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눈물이 멈추지 않고 계속 쏟아졌다. “왜 이렇게 울어?” 연수호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얼굴을 닦아주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물었다. 김유정은 고개를 저으며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눈물이 그녀의 볼을 따라 흘러내렸다. 수많은 기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끊임없이 다투던 날들, 그녀가 내뱉었던 날카로운 말들까지도 말이다. 그때 김유정은 그를 뼛속까지 미워한다고 했었고 죽어도 다시 그를 사랑하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은 안 할 거라고 했었다. 그런 상처 주는 말을 들은 연수호의 기분이 어땠을지 그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가장 아픈 말들로 상처를 줬었던 그때가 떠올랐다. 김유정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그저 울면서 그를 바라보다가 나지막이 말했다. “미안해...” “뭐가 미안하다고 그래?” 연수호의 눈빛은 한없이 부드러웠다. “절대 미안하다고 할 필요 없어. 그저 내 곁에 있어 주기만 하면 돼. 날 계속 사랑해 주기만 하면 돼. 네가 뭘 하든 난 다 용서할 줄 거니까.” 김유정은 그의 품속에 파고들어 두 팔로 연수호를 단단히 끌어안았다. “미안해. 수호 씨가 날 사랑해 주는 만큼 사랑해 주지 못해서.” “이제부터 채우면 돼.” 그는 웃으며 김유정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매일매일 조금씩 더 사랑해 줘.” 김유정은 더욱 힘을 줘서 그를 꼭 껴안았다. 연수호의 넓고 든든한 품에 안겨있어서 그런지 그녀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김유정은 함께 보낼 수 있는 이 순간들이, 하루하루가 너무 좋았다. 모든 것이 너무나도 좋았다. ... 이튿날, 연씨 가문 저택. 평소 고요하기만 했던 정원에서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큰아버지, 저 왔어요!” 연재욱이 가져온 선물들이 대청 한쪽을 가득 채웠다. 저택 안으로 들어온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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