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3장 입가의 딸기
“아이고, 수호가 우리 버리고 유정 씨랑 둘만의 세상을 즐기러 갔네.”
송정우가 핸드폰을 내려다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마도 우리를 방해꾼으로 생각하고 따돌리는 것 같은데.”
한기태가 웃으며 송정우에게 물었다.
“형, 오랜만에 원국에 왔는데 더 놀다 갈 거죠?”
송정우가 멀지 않은 곳에서 방지민과 얘기를 나누는 송아람을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이번에 송아람 씨와 같이 온 거라 안 돼. 아마 모레 다시 들어가야 할 거야.”
한편, 방지민이 송아람에게 급한 일이 있어 내일 아침 비행기로 귀국해야 한다고 말하자 이를 들은 송아람이 송정우에게 다가가 말했다.
“지민이 내일 돌아가야 한다는데 나도 같이 들어가려고요.”
송정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한기태를 바라봤다.
“내일 바로 들어가야 해. 가서 보자.”
이 말에 송아람이 미간을 찌푸렸다.
“나만 가면 되지 왜 따라와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예민해진 이유는 송정우도 알 수 없었다.
“같이 왔으니 같이 돌아가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송정우는 그래야 맞다고 생각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송아람이 단칼에 거절하더니 방지민의 손을 잡고 말했다.
“난 정우 씨 말고 지민이랑 같이 들어갈 거예요.”
송정우는 또 뭘 잘못했기에 송아람이 이렇게 나오는지 의문이었다. 별장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송아람은 송정우가 운전한 차에 타지 않으려고 운전이 구리다는 이유를 찾기까지 했다. 송정우는 별수 없이 차키를 송아람에게 던져주며 방지민과 함께 돌아가라고 하고는 한기태와 같은 차를 탔다.
...
작은 발소리는 주방 입구까지 이어졌다가 뚝 끊겼다. 인기척을 느낀 김유정이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짙은 샤워 가운을 입은 연수호가 뽀얗고 탄탄한 가슴을 훤히 드러낸 채 어깨에 하얀 수건을 걸치고 서 있었다. 반쯤 말라 살짝 헝클어진 갈색 머리가 아무렇게나 이마로 내려와 예쁜 눈매를 살짝 가렸는데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 잔잔한 웃음기가 어려있었다.
김유정은 넋을 잃고 서 있는 연수호를 보며 수도꼭지를 닫더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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