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7장 우리 아내님
그녀의 말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마치 왕을 위해 싸우는 기사처럼 그 눈동자에는 확고한 빛이 서려 있었다.
김유정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연수호의 가슴 한편이 따뜻한 감정으로 가득 차올랐다.
눈가가 붉어졌지만 정작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촉촉한 입술을 바라보다가 결국 머리를 숙여 입을 맞췄다.
어느새 해가 완전히 저물고 해안가 양쪽의 바에서는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이 켜졌다.
그 불빛이 바다 위에 반짝이며 마치 쏟아지는 별빛처럼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었다.
커다란 남자의 그림자가 가녀린 그녀를 품 안에 가뒀다.
입맞춤은 깊어졌고 연수호는 김유정의 달콤한 숨결을 탐했다.
김유정도 두 팔을 뻗어 그의 허리를 감쌌다.
그의 검은색 짧은 재킷 너머로 뜨거운 체온이 전해졌다.
규칙적이고도 묵직한 심장 박동 소리도 함께, 이 순간의 키스는 그 어떤 말보다 더 깊고 강렬했다.
그때,
“찰칵!”
사진을 찍는 소리가 들렸다.
입술을 떼고 동시에 고개를 돌린 두 사람은 그제야 자신들을 바라보며 활짝 웃고 있는 한 중년 남자를 발견했다.
그는 원국 혈통이 짙은 외모를 하고 있었고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달콤한 순간을 방해해서 미안합니다.”
남자는 다가오며 부드럽게 웃었다.
“방금 장면이 너무 아름다워서 무심결에 한 장 찍어버렸네요.”
그 말에 김유정의 얼굴은 순간 붉어지더니 부드러운 홍조가 하얀 얼굴 위에 번졌다.
“괜찮습니다.”
연수호는 자연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방금 찍은 사진 저희에게도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
그가 입을 열었을 때 유창한 원국 발음이 흘러나왔다.
김유정은 문득 그를 올려다보았다.
영어를 말할 때 연수호의 목소리는 더욱 깊고 매력적으로 들렸다.
거기에 섹시한 억양까지 살짝 섞여 있었다.
“물론이죠.”
남자는 흔쾌히 사진을 내밀었다.
“두 분 정말 아름다우시네요. 이곳의 풍경보다도 더요.”
“두 분의 행복이 이곳을 찾은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연수호는 사진을 받아 들고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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