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8장 그녀를 사랑한 지 21년째
쿵.
연수호가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
늘 자존심 강하고 남보다 우월해 보이던 그가 갑자기 이렇게 무릎을 꿇자 김유정은 숨이 턱 막히며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김유정은 눈물범벅이 된 채 고개를 숙여 그를 내려다보았다. 연수호의 충혈된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1년 전 네가 신부전으로 쓰러진 건... 내가 너한테 땅콩가루가 들어간 하트 파이를 먹게 했기 때문이야.”
그는 눈을 내리깔고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용기도 없이 고백했다.
김유정은 다리에 힘이 풀려 당장이라도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왜...”
간신히 목을 쥐어짜듯 한 글자가 힘겹게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우연이었어. 그건 정말 실수였어... 믿어줄 수 있을까?”
연수호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죄책감에 사로잡힌 어린아이처럼 애원했다.
김유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넌 1년 전에 이미 지분 문제를 다 알고 있었잖아.”
그가 내뱉은 말에 김유정의 시선이 그를 향해 확 돌아갔다.
“그때도 너는 나한테 이혼하자고 했어. 지금처럼 내게 등을 돌리려고 했지. 하지만 내가 이혼을 거부한 건 지분 때문이 아니야. 네가 원한다면 유안 그룹 전부를 다 줘도 상관없었어.”
그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확고했다.
“내겐 네가 모든 것보다 더 소중하니까.”
그는 말을 이으며 떨리는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그땐 네가 땅콩에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몰랐어. 다만 21년 전에 하성초등학교 구석에서 마치 인형 같은 작은 여자아이가 몰래 하트 파이를 먹고 있던 모습을 떠올렸을 뿐이야.”
김유정은 온몸이 굳은 듯 얼어붙었다. 그 순간 전기가 몸을 훑고 지나간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다.
21년 전 그녀는 겨우 다섯 살이었다.
“그 아이가 땅콩 캐러멜을 내게 건네주면서 그러더라. 엄마가 땅콩 캐러멜을 못 먹게 해서 하트 파이를 먹는 거라고.”
연수호는 씁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난 그땐 그게 왜 그런지 몰랐어. 네 엄마가 충치 생길까 봐 그러는 줄로만 알았지. 그리고 20년이 지나 그 여자아이가 나와 이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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