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6장 이혼에 동의하다
문 앞에 서 있던 연수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가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문을 닫고는 손에 든 물건을 식탁에 올려두고 코트를 벗으며 무표정으로 김유정을 바라봤다.
“세면대 좀 쓸게.”
김유정은 연수호가 언제부터 이렇게 예의를 차렸늕지 생각하는데 연수호가 바로 화장실로 향하더니 수도꼭지를 틀고 손을 씻기 시작했다.
화장실 문 앞에 서 있던 김유정은 연수호가 지금 유즈키가 만졌던 손가락을 박박 닦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찌나 세게 닦는지 마치 손가락 껍질이라도 발라버릴 것 같았다.
“지금 이렇게 박박 닦으면 뭐 해? 아까는 피하지도 않더니.”
김유정은 이 말을 내뱉자마자 비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후회했지만 연수호는 기분이 좋지 않은지 입을 꾹 다문 채 손을 여러 번 더 씻고 나서야 화장실에서 나오더니 맨발로 서 있는 김유정을 보고는 방으로 들어가 신발을 가져와 발치에 던져주며 말했다.
“신발 신고 아침 먹어.”
말투에서 한기가 느껴지는 걸 봐서는 화가 많이 난 것 같았다. 김유정은 연수호가 하는 행동만 봐도 그가 어떤 기분인지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식탁으로 걸어간 김유정은 그제야 아까 연수호의 손에 들려있던 게 포장해 온 아침밥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어젯밤 여기 있다가 언제 나갔는지 모르지만 옷을 갈아입고 아침을 사서 온 것 같았다.
도시락을 열어본 순간 김유정은 놀라서 잠깐 멈칫했다. 안에 들어있는 건 전통 한식이었다. 부이노스에는 전통 한식집이 없는 터라 아침으로 한식을 사 오는 건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김유정은 연수호가 포장을 하나씩 뜯고 젓가락을 건네주는 걸 물끄러미 바라봤다.
“따듯할 때 먹어.”
“어디서 샀어?”
김유정이 물었다.
연수호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대충 대답하려다 마음을 고쳐먹고 하나도 빠짐없이 말했다.
“전에 나 여기서 살 때 여기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내가 사는 곳에 슈타르크 셰프를 두고 하루 세 끼를 책임지게 했어.”
김유정이 묻기도 전에 연수호가 한발 먼저 김유정의 의문을 풀어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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